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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폰드팍 소로 길
정 요셉
더디 오는 봄
여기
알리팍 기슭에는
찬기를 덮은 계절이
늦잠이 들었다.
앙상한 裸木 숲 그리매는
가끔 비치는 햇살에
꼬리를 드리우고
그 수탄 산 나물은
돋아 날 기척이 없네.
어쩌다 길섶
그래도
성급하게 돋은 둥글레 , 취나물
서너 포기가
이렇게도 반가우이!
우진
좁다란 소로길로
접어 든다.
있을법한 산새들인데도
두어 마리 번갈아
도르르, 꺄르르….
지난 Sandy땜에
뿌리 채 뽑혀
나 몰라라 넘어져 잇는
아름드리 거목들…..
이유야
넘어진 저들이나
보는 내나 어슷 비슷
하필이면
내냐고?
억울하고 분하지만
어찌 천륜을 어길 손가!
묘한 갈등이 쌍곡선을 긋는다.
꼬불거리는
길 따라 가노라니
만나 지는 수탄 사람
검은 사람, 흰 사람,
거무칙칙 구리색, 누렁텅이 동양색 ,
빛 살 없는 희미진색,
늙은이, 젊은 사람, 남자, 여자
전시장 못지 않네!
걸을 길 있으니
당연 한일 그 아닌가!
무슨 개들은 친 아침부터
철 없이 뜀 박질 인고
주인 따라 행차 신가!
새어 드는 아침 햇살을
구름이 덮는 구나!
이 기슭
작년에 보냈던 봄
올해도 어김 없이 오는구먼!
계절은 돌아 오고
너와 난 돌아 가고……
한 세상 가다 보면
본향 그 대문 앞에
입장권 들고 언젠가는 서게 되리.
쉬엄 쉬엄
길 따라 걷는다.
뒤돌아봄은 어인 일고!
행여 발자국 헤아려 봄인가!
그분 앞에 서기 두려 워 선가!
잠시 辭說을 삼키다 보니
생각
나래를 달고
하늘을 나르네.
길
진리요 생명
가고 오고
가다 보면 길고 짧고
길동무도 생기고…
부활과 윤회
중생과 환생
꼬리를 문다.
참과 허
요즘엔 조화가 예뻐서
거기다가 향수까지 뿌리니
벌 나비 속지….
훑어 내는 숨 길을 통해
그래도 산소 알맹이
고이나 보다.
복어마냥 불룩 불룩
앙가슴이 꺼졌다 불렀다 한다.
알리팍 4월 그믐께는
아직 가랑잎 마른 길
이슬 만나처럼 내려
소로길 적시는 날
뭇 산새 돌아와
노래가 깔리면
비록 말리는 손길 있어도
다부지게 붙들고
한사코 이길
마냥 걸어 보리라1
2013년 4월 27일 친 아침 알리 폰드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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