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과 신사도운동

뉴스일자: 2015년02월08일 21시52분

지역구 국회의원이 새벽에 전화를 걸어왔다. “목사님, 저 국회의원에 다시 당선되었습니다. 결코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내게 전화를 걸어 온 그 국회의원은 결국 삼선을 하고 국회를 떠났다. 초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집권당의 시당 위원장이었던 그는 얼마든지 삼선 이상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권력을 이용해서 다른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지원자들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들통이나 중도하차하고 만 것이다.

오늘 아침 말씀을 묵상하며, 한국교회를 생각한다. 한국교회도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앞 섰기 때문이다. 한 때,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삶을 강조하던 한국교회는 자신의 배고픔을 풍요로 바꾸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어느 날, 배고픔 때문에 부유함의 축복을 강조하다가 마침내 타락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제 한국교회는 중세교회로 되돌아 가고 말았다. 그리하여 어떤 이들은 새로운 출구로 성령의 이름을 부르며 소위 능력의 복음을 부르짖지만, 이 또한 그리스도 없는 절름발이 영의 능력만을 외치고 있다.

성령의 능력만을 외치던 것은 지난 세기의 오순절운동만이 아니었다. 은사운동의 전통을 잇고 있는 오늘날 신사도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세계교회가 새로운 궁여지책의 탈출구로 찾아낸 것이 소위 사도적 권능을 회복하는 길로 선택한 신사도운동이다. 신사도운동은 그간의 노력으로 미국교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에서도 영향을 가져와 새로운 출구가 되는 듯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사도운동이 오늘날 만들어 내어 놓은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상실한 능력만을 외치는 새로운 이단들의 출현이다. 이 말은 신사도운동 그 자체가 이단적인 운동이라는 말이 결코 아니다. 신사도운동을 하는 이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상실하고 오직 능력만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아마 다른 주장을 할 것이다. 신사도운동을 하는 이들을 보라! 소위 은사운동을 하는 이들을 보라! 그들의 거드름과 자신을 권위자로 만드는 천박함과 오직 기독교를 칼만 휘두르는 깡마른 종교로 만드는 이들이 대부분 그들이다.

만일 아직도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으심에 숙연해하고, 그리스도의 삶의 흔적을 자신의 몸에 심으려고 하는 성령의 능력 사역자가 있다면, 정말 대환영이다. 우리가 바라는 기독교를 그는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망한다. 그들은 오늘날 자신들을 이단이니 사이비이니라고 말 하는 주변으로부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여전히 기독교를 천박한 칼만 휘두르는 백정의 종교로 전락시키는 모습들에 정말 실망한다. 초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김호환 목사(워싱톤 이반젤리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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