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메달이 더 행복할까요?

뉴스일자: 2014년03월02일 17시47분

러시아 소치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계 올림픽의 열기가 대단합니다. 워낙 열기가 뜨거워서 인지 소치의 기온이 너무 올라 눈이 녹아 동계올림픽에 비상이 걸릴 정도라고 합니다. 한국은 예상 종목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고 있지만 끝까지 지켜보고 응원해야겠지요.

올림픽이 있을 때마다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선수들의 행복도입니다. 상의 종류는 분명, 금 은 동 순으로 되어 있지만 선수들의 행복도를 조사해 보면 순서가 꼭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금메달을 딴 선수가 가장 행복하겠지요. 하지만 은메달을 딴 선수가 동메달을 딴 선수보다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시상대에 선 선수들의 표정을 보면 시무룩한 은메달 수상자에 비해 동메달을 딴 선수는 오히려 밝은 모습을 보입니다. 그 이유는 은메달을 딴 선수는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치고 후회하는 탓에 그렇지만 동메달을 딴 선수는 노메달 면했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합니다. 동메달 수상자는 자신과 4위를 비교하면서 '자칫하면 메달을 못 딸 뻔했다'며 안도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반면 은메달 수상자는 자신과 1위의 차이에 집중하며 '금메달이 될 수도 있었는데'라고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하지 못한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1등 지상주의’가 강합니다. 그래서 금메달이 아니면 취급을 해주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동계 올림픽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날 하루의 컨디션에 의해 승부가 갈리는 모습을 보고는 어떤 메달이든지 간에 그곳에 이르기까지 노력한 그들의 땀방울과 노고에 치아해야 마땅하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당당히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의 질주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마저 시원하게 뚫어줬습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듯이 누군가는 힘에 부치거나 또는 약간의 실수로 메달 문턱에서 주저앉고 맙니다. 이번 여자 500m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한국 선수들만 4명이 출전을 했습니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또 우리에게 있는 잘못된 습관들 중 하나는 ‘결과주의’입니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중시 여기는 것은 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꿩잡는게 매’라는 식으로 무조건 목적만 이루면 된다는 태도는 곤란합니다. 성경에는 믿음의 선조들의 실패 모습이 가감 없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승리의 모습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패의 모습도 귀하게 조명하고 있는 성경의 태도가 바로 우리가 가져야할 태도입니다. 열심을 다했으나 메달권에 들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그들의 땀방울은 고귀한 것입니다.

이규섭 목사 (퀸즈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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