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협 부회장 선거, 이대로 좋은가?

회장을 뽑는 선거로 관행을 바꾸라
뉴스일자: 2013년10월16일 10시12분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 총회가 코앞에 다가 왔고, 금년에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부회장에 출마한 세 후보자를 중심으로 교계가 편이 갈려지는 분위기이다. 뉴욕교회협의회는 다른 지역과 달리 지역 한인교계와 한인 이민사회를 결속하고 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교계를 아끼는 분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금년에도 염려의 눈길로 총회를 바라보고 있다. 그 염려의 중심에는 부회장 선거가 있다. 따라서 교계의 화합을 저해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교협 부회장 선거에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때가 되었다.
 
40회기 부회장 입후보자들
 
1. 과열로 치달은 부회장 선거
 
뉴욕 교협은 회장 선거보다는 부회장 선거가 더 치열해졌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회장 자리를 놓고 서로 하라고 권유하던 때는 지나갔다. 서로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부회장이 회장으로 되는 관행 때문이다. 초대에서부터 현 39대 회장에 이르기까지 제8대(1982년) 김용주 목사, 제9대(1983년) 홍효균 목사, 제11대(1985년) 이문구 목사, 제20대(1994년) 조덕현 목사 그리고 제38대(2012년) 양승호 목사 등 5명의 회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역대 회장들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당선이 되었다. 그래서 현행 교협 정관에는 부회장이 자동 회장이 된다는 규정은 없지만, 회장 선거보다는 부회장 선거가 더 치열해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부회장에 출마하는 후보자가 회원교회를 대표하는 총대 유권자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이며, 또 총대들은 입후보한 부회장 출마자의 무엇을 보고 투표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2. 부회장 선거의 딜레마
 
첫 번째 딜레마는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부회장 입후자의 정견이나 입후보 소견의 문제이다. 부회장 입후보자는 회장 입후보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부회장의 직임에 적합한 사람임을 보여주어야 하고 유권자들은 그것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 
 
그러면 부회장의 직임은 무엇인가? 부회장은 어디까지나 회장을 보좌할 뿐, 본회를 대표하거나 모든 업무의 책임을 지고 있는 회장이 아니다. 오히려 부회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왔다. 함부로 나서다간 회장으로 당선되지 못한다는 무언의 압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회장으로 출마하는 사람이 부회장의 직임에 적합한 자임을 보여주는 유일한 한마디 말은 “회장을 잘 보좌하겠습니다”라는 말이 전부이다.
 
 
3. 부회장은 무엇을 보고 뽑는가?
 
결국, 현 상황에서 뉴욕교협 부회장은 정책이나 운영계획을 가지고 뽑을 수 없게 되고 개인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뽑게 된다. 교협을 이끌어 갈 비전이나 능력은 실종이 되고 말았기에 당선되려면 개인적 관계를 엮어가야만 한다. 그러니 선거를 앞두고 편이 갈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전이나 능력이 아닌 편 가르기에 의해 부회장으로 당선 되고 그런 사람이 1년 후에 회장이 되는 상황에서 교계는 연합이나 화합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4.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회장을 뽑는 선거를 해야 한다. 부회장이 회장을 하는 은혜(?)의 시대를 더 이상 고집해서는 안된다. 지금은 교협이 친목수준에서 서로 돌아가며 회장을 해도 되는 시대가 아니다. 500여개 교회가 있고 1년 예산도 40만불이 넘는다. 이제 교협은 회원교회의 친목 수준을 넘어 교계와 한인 이민사회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이 크게 증가하였다. 따라서 교협 회장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이다. 
 
회장은 리더쉽도 있어야 하고 교협을 이끌어 갈 뚜렷한 비전과 운영계획 등 소위 정책이라는 것도 확실히 서야 한다. 그런 역량을 갖춘 사람이 부회장에 당선되었다가 회장이 된다면 다행이지만, 현재로서는 부회장선거에서 그와 같은 회장의 자격을 검증할 수 없다.
 
정관에는 부회장이 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 이것은 관행일 뿐이다. 따라서 불합리한 관행은 바꾸어야 한다. 적어도 다음 선거부터는 그래야 될 것이다.
 
그리고 부회장은 회장과 런닝 메이트로 출마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부회장은 허수아비요, 투명인간에 불과하다. 부회장에게도 할 수 있는 역할을 만들어 놓고 회장과 부회장이 함께 출마해서 같이 회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다.  
 
필자의 바램은 계파나 줄서기가 아닌, 리더쉽이나 정책, 비전, 운영계획 등 능력을 보고 회장을 세울 수 있는 제도나 관행이 만들어져서 교협이 더욱 발전하여 교계와 지역 한인 이민사회를 선도해 가는 중심적 기관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기독뉴스 편집국장 / 뉴욕평화교회 담임목사

 

이 뉴스클리핑은 http://old.kidoknews.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