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최대 웅변이다.(2)

뉴스일자: 2012년01월03일 21시29분

침묵을 주제로 생각하노라면 학생시절에 읽었던 소설 한 권이 생각난다. 일본이 낳은 최고 소설가 앤도 슈사쿠의 <침묵>이란 소설이다. 17세기 일본에서 기독교를 혹독하게 박해하던 시절을 배경으로 삼아 신도들이 혹독한 박해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하나님은 오로지 침묵하시고만 계심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는 소설이다. 고난의 순간에 ‘왜 하나님은 침묵하고만 계실까?’를 묻는 소설이다.


우리는 너무나 말이 많은 시대를 살고 있다. 어느 누구도 말의 홍수에서 피할 수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런 때에 우리는 하나님의 침묵을 생각하고 침묵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행자(修行者)들은 침묵수행을 필수로 삼아 왔다.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누리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 성직자들의 가장 큰 취약점의 하나가 너무나 말을 많이 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날마다 설교하여야 하고, 매 시간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그 말도 항상 고상하고 좋은 말만 하여야 한다. 자신의 내면세계는 혼란스럽고 그렇게 좋지를 못함에도 입으로는 항상 좋은 말만 하여야 하니 심신이 찌들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 날 위선자인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진리로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말꾼으로 전락하여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기에 초대 교회로부터 수도자들은 침묵수련을 영성 수련의 중심으로 삼아왔다. 사막교부시대에 그러하였고 중세 수도원시대에도 그러하였다. 지금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에게 교회의 그런 전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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