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혈

뉴스일자: 2012년01월03일 14시14분

보혈
 

       글  /   윤   석

 
밤거리의 네온사인
길거리에 가득한 주점
취객들의 혀 꼬부라진 소리에
죄악의 밤은 깊어가고
의미 없이 불러대는 유행가의 가사에
영혼의 순수함이 칼질당하고 있다
 
학문을 외치는 엘리트마져도
욕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범죄의 현장
이 소망이 없는 곳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리오
하늘을 찌르는 도시의 회색건물 밑에서
아직도 욕심을 부리고 있는 저 웃음을
누가 용서하리오
 
오늘 밤 나의 영혼을 부르면
모든 것이 끝나고 마는데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저 머리 놀림
베드로의 배신
혀로 사람을 몇 번씩 죽이고 짓밟아대는
저 치졸한 권모술수
이 어둠의 길에서
누가  건져내리오
 
세상을 변화시키겠다고 다짐하던
옛 맹세는 식어 버리고
깨끗한 피 흐르던 자리에
시꺼멓게 그을린  심장 조각을
아직 세상 것을 다 떨쳐버리지 못하는
멍들어 가는  신경조직을
이 썩어져가는 나의 영혼을
무엇으로 깨끗게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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