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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12월27일 01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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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5)

엘리가 실로 성전의 제사장이었고 젊은 사무엘이 그 밑에서 성전을 지키던 시절에 블레셋 군대와 이스라엘 사이에 커다란 전쟁이 벌어졌다.

이스라엘은 에벤에셀에, 블레셋은 아벡에 진을 세웠다. 처음 전투에서 사천 명의 군사가 엎어지자 즉시 총회가 열렸다.

언약궤를 실로 성전에서 에벤에셀 전쟁터로 옮겨서 우리에게 임하게 하자는 의견은 참으로 절박한 상황에서 제시 되었다. 여호와는 항상 성전에 계셨고 우리는 제사를 드리러 가야 되었으나, 반대로 하나님을 우리에게 오시게 한다는 생각은 여지껏 못했었다.

모두가 결과를 눈여겨 보았다. 실로의 성전에 계시는 하나님이 전쟁터에 있는 우리에게 올 수만 있다면 그 다음에는 한 사람, 한 사람, 각각의 장막에도 함께 하는,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었고 사무쳤다. 모두가 소망을 가졌다.

죽은 사천 명 병사의 가족들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실로에서 전쟁터로 오시면 이 정도의 제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언약궤가 실로 성전을 떠나 에벤에셀 근처의 전쟁 터에 다다랐다. 블레셋은 히브리 부족의 땅에서 울리는 소리를 듣고 신이 그들의 진에 들어 왔음을 알고 두려웠다. 전쟁에 지면 종이 되었다. 이는 서로가 존중하는  관습이었다. 그렇지만 히브리 부족의 종이 되는 것 보다 여호와의 종이 되어 받는 간섭이 싫었다. 그래서 블레셋은 죽기로 싸웠다.

언약궤가 진에 도착하자 이스라엘은 율법에 따라 열 두개 지파가 각각 자기의 구역을 맡아서  궤를 둘러 쌓았다. 빈틈이 보이지 않게 군사가 네면을 두루니 천하 무적이었다. 한  곳이 비었는데 에브라임 지파의 담당 구역이었다. 그들이 오면 사방이 완전하게 빙 둘러 쌓인 셈이었다.

이스라엘의 진법은 블레셋 사람이 보기에 매우 이해 하기 어려웠다. 다른 나라와의 전투에서는 못 보던 진법이었다. 이스라엘은 언약궤를 중심으로 사각을 이루고 둘러 쌓았다. 한 면이 싸움으로 흐트러져도 다른 편의 군대가 와서 채우지 않았다. 율법에 따라 각 지파가 언약궤의 사방에 정해진 자리가 있었으므로 다른 지파의 구역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다른 지파의 자리를 메꾸면 이는 율법을 어기는 셈이었다.

블레셋 사람들이 보기에 이스라엘 부족은 전쟁터에 싸우러 왔다기 보다는 언약궤를 보호하기 위해 온 듯 싶었다.

빈 공간이 또 한 군데 있었는데 진의 중앙 부분이었다. 언약궤는 한 가운데 횡하니 홀로 놓였고 군사들은 이천 규빗 떨어져 둘러 쌓았다. 힘껏 던진 돌이 땅에 닿는 거리의 두 배 정도 되는 거리였다. 이는 지난 날 요단 강을 건널 때 언약궤로 부터 이천 규빗 떨어져 있으라는 율법을 지키느라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에브라임 지파만 합류해서 빈 자리를 메꾸면 완벽한 방어선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날이 지나도 에브라임 지파는 나타나지 않았다. 에브라임이 만든 빈 공간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드러났다. 블레셋도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언약궤를 지키느라 안갖 힘을 다 썼다. 레위 지파가 언약궤를 둘러 쌓고 그 주위를 열 지파가 모세가 일러준 진법대로 지켰다.  군대의 수는 매우 많았지만 그래도 에브라임 지파가 빠진 수비진을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언약궤를 전쟁터로 옮겼음에도 삼만 명이나 죽음을 당했다. 아낙네들은 울었다. 그제서야 장로들과 제사장들은 문제가 심각함을 깨달았다.

극 소수의 율법자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실 수 있음을 깨달았으므로 삼만 명의 죽음은 별 일이 아니었다. 충분한 댓가로 여겼다.

우리에게 오시는 하나님....

언약궤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함을 보고, 둔한 자는 좌절에 빠졌고, 예민한 자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 했음을 깨달았다.

말씀...

하나님이 실로에서 그 형상을 나타내셨다.

말씀이었다.

사무엘을 통해서 말씀으로 형상을 나타내시자 마침내 하나님의 정체가 드러났다고 온 나라들이 들썩였다. 히브리 부족도 하나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흥분 되었다. 하나님 형상에 관하여 그 동안 참으로 많은 논쟁이 일었으나 이제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날에 율법을 새긴 두 개의 돌판을 모세가 양손에 들고 내려 오자 여호와의 모습을 돌판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형상을 확정 지었다. 이처럼 확고하게 선언 한적은 처음이었다.

이제 말씀이 하나님의 형상 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 동안 형상일지 모른 다고 여겨졌고 그래서 많은 추종자를 거느렸던 찬양은 할 말을 잃었다. 질투는 없었다. 대신 한숨을 지었다. 그래도 찬양이 아쉬웠던 히브리 인들은 예배 중간에 찬양 순서를 만들어 끼워 넣었다.

그 바람에 말씀이 모든 것을 지배 하지 못했다.

여호와의 권세는 언약궤에서 말씀으로 옮겨졌다. 말씀을 높이기 위해서 언약궤는 스스로 낮추었다. 그러기 위해 블레셋 손에 들어 갔다. 언약궤에게는 수치였으나 블레셋 손에 빼앗긴 것이 아니고 스스로 들어 갔다.

세상은 언약궤가 빼앗겼다고 놀랐고, 믿는 자들은 스스로 걸어 들어 갔음을 보고 놀랐다.

여호와의 궤가 전쟁에서 블레셋 사람에게 빼았기자, 빼았긴 히브리 부족뿐만 아니라 빼았은 블레셋도 크게 당황하게 만들었다.

빼앗으려고 해서 언약궤를 빼앗지 않았다. 얼떨결에 손에 들어 왔다. 싸우다 보니 어느 새에 언약궤가 블레셋 진의 한 가운데에 놓였다.

블레셋의 장군은 언약궤를 노리고 일부러 진의 빈 곳으로 들어 오지 않았다. 단지 이스라엘 진의  헛점을 찾다가 비어 있는 공간을 찾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아무런 방어도 없이 칼도 차지 않은 레위 인들만 눈에 뜨였다. 이는 블레셋에게 강한 유혹이었다. 언약궤가 놓였다는 점이 매우 꺼림직 했지만 좋은 기회였다.

이는 커다란 사건이었다.

궤를 빼앗긴 히브리 부족 보다는 여호와를 믿지 않는 세상 나라의 왕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 들여졌다. 믿는 사람들에게는 극복해야 될 또 하나의 믿음의 언덕이 되었으나, 세상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넘지 못할 사건이 되고 말았다.

히브리 인은 언약궤가 블레셋에게 가자 구원이 언약궤에 없음을 비로서 깨달았다. 좌절 보다는 실망스러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메시아를 기다려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언약궤가 손 쉽게 블레셋 사람들에게 넘어 가자,  세상은 궤가 주는 거대한 부담 때문에 우왕 좌왕 거렸다. 질서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되었다.

전지 전능하기에 대들고 싶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다른 우상 신들 처럼 기꺼이 동정을 보냈다.

이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서 내노라 하는 지식인들이 블레셋 진영에 모여 들었다. 모든 지식이 모이자  아벡은 밀도가 급속히 높아졌고 촘촘해졌다. 총명함과 지혜도 즉시 고밀도가 되었다. 지성인들, 현자들과  굴 속에서 벽을 바라 보고 밤을 지새던 자들도 숨이 막혔다. 거동도 힘들었다. 모여든 지식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래도 세상은 가득 찬 것을 좋아 했으므로 언약궤를 보러 사방에서 더욱 몰려 들었다. 촘촘히 가득 들어찬 진리를 통해서 그들이 의문 삼았던 여호와의 일들을 이해하게 되었으나 이해의 끝은 죄의식 뿐이었다.

언약궤가 블레셋 땅에 들어 간 아벡은 가득 찼고 반대로 언약궤가 떠난 실로는 완벽하게 비었다. 모두 비었으니 죄에서 해방이 되었다. 용서가 이어졌다.

믿음도 온전히 비었다. 어느 지파의 장로는 자신의 일곱 개의 빈 방을 깨끗히 청소하였다. 그러자 사무엘이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빈 방에 차기 시작하였다.
( 계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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