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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12월27일 01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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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표 (최종회) -4-
얼마 전 정탐군을 구해 주었던 때가 떠 올랐다. 그들에게 진실한 표를 내 놓으라 하자 머뭇거렸다. 겁에 질려 얼굴이 검게 타 들어갔다.
날이 밝아 오기 전에 탈출 시키려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그녀는 스스로 창문에 줄을 매달았다.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창문에 매단 줄을 진실한 표로 삼겠다고 우겼다. 거기다 마지막 한 마디 덧붙였다. 너가 우리로 서약케 한 맹세라고 못 질까지 하면서 그녀가 자신들에게 서약을 하게 만들었다고 투덜 거렸다.

저들은 결코 표를 내놓지 않음을 자랑으로 삼았다.
신이 자신의 군대에게 진실한 표를 내놓으라고 했어도 저들은 결코 내놓지 않았다. 머뭇거릴 뿐이었다. 신은 스스로 표를 만들었고 그제사 저들은 마지못해 그것을  표로 삼았다. 참으로 교묘했다.
세상의 이방 신들은 등 뒤에 커다란 봇짐을 숨겨 두었다. 그 속에는 준비한 많은 진실한 표로 가득찼다. 사람들이 의심을 하면 마지 못해서 주는 척했지만 실은 속으로 반겼다. 표를 받은 이는 이를 잊지 않았다 . 하지만 표는 이방신이 만든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만들어 바친 것을 모아 두었을 뿐이었다. 이방신은 실체가 없으므로 표를 만들 재간이 전혀 없었다.
스스로 진실한 표를 만든 신은 여호와뿐이었다  그녀는 젊은이가 나무에 스스로 매였음을 즉각 알아챘다.
저처럼 많은 피를 흘리면 그는 죽음을 맞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신의 이름을 불렀다. 그래도 피는 멈추지 않고 흘렀다. 더욱 굵어졌다. 마치 자신이 창문에 매단 줄처럼 굵었다. 그가 죽으면 어쩌나 염려가 되었다. 줄을 놓으면 그가 매인 피의 줄도 멈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줄을 놓아서 젊은이가 살아 나는 일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줄은 그녀의 소망이었고 신에게 드리는 충성의 서약이며 초대장이었다. 신에게 보여 드릴 것은 줄밖에 없었다. 하나님을 만나기를 바랬다. 홍해가 갈라진 이후부터 기다렸었다. 여호와의 군대가 이처럼 자신에게 다가 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이제 놓기에는 너무 늦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줄을 포기 해야 되는지 갈등이 일어났다. 믿음은 갈등 밭에서 자랐다.
집안에 가득 찬 가족들을 쳐다 보았다. 성 밖에서는 백성들이 행군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이들은 깔깔거렸고 젊은이들은 웃통을 벗고 대열을 만들어 군대의 행군을 흉내 냈다. 나이든 자들은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채로 그늘 안에 앉았다. 여리고 왕은 성벽에서 저들의 행군을 지켜 보았다. 가끔은 흘끔 성벽 창문에 걸린 붉은 줄을 내려다 보았다. 창문은 성벽의 약점이기에 안심이 안되었는지 왕의 얼굴은 어두웠다. 진실한 표를 내놓지 못하고 쩔쩔매던 정탐군들의 표정과 같았다.
그때 강한 감동이 그녀를 두드렸다. 세상의 진리에는 약점이 있으며, 고난도 완벽하지 못해서 약점을 지녔다. 창문이 아니고는 여리고 성을 벗어 나지 못하듯이 나무에 묶인 그가 아니면 고난을 피할 수 없으며, 뿐만 아니라 세상이 주장하는 진리를 벗어 날 수 없었다.
식은 땀이 흘렀다. 그는 약점이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벗어 나게 하는 여리고 성벽의 창문과 같았다. 그의 죽음은 창문이 닫히는 것과 다름 없었다. 생각이 이에 미치자 그녀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
줄을 포기 하니 마음이 가벼웠다. 아쉽기는 했다. 여호와는 저들의 신이지 자신의 신이 되기를 망서렸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진실한 표를 내놓으라고 한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에덴 동산을 떠난 여인이 표를 달라고 하지 않은 이유가 이해 되었다.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지난 날 부를 때와는 다르게 소망이 일지 않았다. 반대로 나무에 묶인 그의 고난을 생각 하면 소망이 솟아 났다. 당혹스러웠다. 그의 죽음이 자신의 소망이나 된 듯 여겨졌다.
행군이 끝나 군대가 저들의 진으로 돌아 가자 먼지는 언제 떠 있었느냐는 듯 모래 위로 다시 가라 앉았고 환영도 사라졌다.
그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보니 환영이 보인 후로는 나무에 묶인 남자를 보느라 하늘을 본적이 없었다. 해가 막 지려는 초저녁이 되었다. 매듭을 풀기 시작하였다.밤이 되었어도 창문에 매인 줄을 푸느라 잠을 이루지 않았다.  행군하는 여호수아의 병사들도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어서 빨리 먼지 구름이 일어서 다시 환상이 나타나기 만을 기다렸다.  그가 무사한지 궁금하였다.
붉은 줄은 밤새 더욱 꼬여만 간 채 일곱 째 날을 맞았다. 새벽, 이슬이 맺히는 이른 시간에 하나님의 율법이 선포 되었다. 일곱째 날은 성 주위를 일곱번 돌고  일곱 명의 제사장들이 양각 나팔을 불고 백성들이 소리치면 여리고 성이 무너진다고 여호수아는 장담하였다. 여리고 성벽의 두터웠다. 저들이 자랑할 만 하였다.
이 날은 해가 뜨기 전부터 행군이 시작 되었다. 지금까지 지낸 여섯 날과는 달랐다. 해가지기 전에 일곱 번 돌기 위해서 속도를 냈다. 매우 빠르게 걸었다. 그래서 먼지가 크게 일어 나서 모래가  뜨거워 지지 않았어도 하늘로 짙게 떠 올랐다. 해를 가려서 낮에도 어둠이 깔렸다.
환상도  나타났다. 피에 묶인 그 모습에 여인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걱정과 두려움이 몰아쳤다. 매듭과 씨름하면서도 환영에 나타나는 그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그가 무사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군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먼지 구름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이를 지켜 보는 여리고 왕과 신하들과 애굽에서 온 참관인, 제사장들은 히브리 군대가 마지막이 아쉬워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을 덧 붙였다. 이를 듣는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서둘렀으나, 매듭은 매듭다웠다. 당길수록 더욱 굳혀 지는 것이 매듭의 자랑이었다. 줄에 쓸려 손은 피 투성이가 되었다. 하지만 매듭은 미동도 없었다. 매듭은 한 줄로 수백 번을 꼬아야 매듭이 되었다. 한 줄의 실이 이처럼 단단한 매듭이 되는 것이 신기 했다. 한 번 만든 매듭은 절대로 풀 수 없었다. 매듭을 만든 그녀는 후회가 되었다.
창문에 맨단 붉은 줄을 포기 할 터이니 나무에 묶인 그를 풀어 달라고 신에게 물었으나 아무런 답도 없었다. 행군이 멈추면 먼지 구름도 내려 앉아 환상도, 나무에 묶인 그도 사라지면 기회는 영영 없었다. 이날 행군은  여섯 번을 넘어  돌았으며 이윽고  대열의 머리가 걸음을 멈추었다. 일곱 번으로 마치려는 것이 분명했다. 행군이 멈추어 구름이 옅어져서 그의 형상도 사라지면 그를 나무에서 구해줄 도리가 없었다.
그가 죽음을 맞이하면 창문은 다시 닫히고 여리고 성의 약점도 사라지며 고난도 약점 없는 완벽함을 자랑 삼을 것이다. 다급해진 그녀는 행군을 멈추지 말라고 군대를 향해서 부르짖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이천 규빗을 넘어 서지 못하고 성 주위를 맴돌았다.  매듭을 풀려고 줄을 흔들어 댔고 이를 보는 군대는 그녀의 반기는 손짓으로 여기고 답례의 손을 흔들었다. 육십만 명이 동시에 손을 머리 위로 흔드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웠다.
장정들은 여인이 줄을 풀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 보았었다. 이삼 일 전부터는 멀거니 하늘만 쳐다 보며 근심이 가득하더니 어제는 다시 맑아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매듭을 풀려고 낮과 밤에도 쉬지 않고 줄과 씨름 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총회에서 최대의 안건이었다.
율법 학자 간에도 언쟁이 일 정도였으나 판단은 필요했다.
율법 자들은 그녀가 진실한 표를 포기하고 줄을 풀면 설사 여리고 성을 점령해도 그녀를 구해줄 도리가 없으며,  창문에 매단 붉은 줄을 유지해야만 집안에 남은 자는 모두 대접 받는 다는 약속이 유효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는 서원이므로 줄이 타의로 끊어졌거나 아니면 지금처럼 그녀가 스스로 풀어 버리면 약속은 효력을 잃었다.
매듭을 풀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한 단어도 내뱉지 말라는 율법이 이를 가로 막았다. 정탐군을 다시 들여 보내서 일곱 번 돌면 모든 일이 끝나니 기다리라고 알리자는 의견은 좋기는 했으나 성 주위만 맴돌아야  되었으므로 가까이 다가 가지 못했다.
대신 여인이 줄을 풀기 전에 일곱 번의 행군을 마치려고 온갖 힘을 다했다. 성을 무너뜨려 여인을 구해야 체면이 섰다. 이제는 여리고 성보다도 창문에 매달린 라합이 걱정 거리였다. 하루 종일 행군을 하면서도 고개를 돌려 여인을 바라보며 걸었다. 일곱번 행군이 끝나서 여리고 성이 무너지면 라합을 구하는 일은 쉬웠다. 모두가 여인을 쳐다 보았다. 정탐을 나갔던 두 젊은이는 조마조마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다.
해가 막 지려는 초저녁이 되어 일곱 번의 행군이 끝났다. 대열의 머리는 벌써 떠난 자리로 돌아와 멈추었다. 꼬리도 거의 다 들어 오고 있었다. 걷는 장정만 육십여 만 명이나 되니 머리와 꼬리가 만나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행군이 멈추기 시작하자 먼지도 즉시 내려 앉았다. 형상도 흐려졌다. 라합은 절망에 빠졌다. 대열의 마지막 꼬리가 진영으로 다 들어 와 멈추었다. 외마디 외침 소리가 들렸고 나무에 묶인 그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자 먼지 구름도 없어졌고 형상도 사라졌다.
그녀는 아무 소용도 없게 된 줄에서 손을 놓았다. 매듭은 이미 풀어져있었다. 단지 그녀가 놓지 않았을 뿐이었다. 약한 동풍을 타고 줄은 아래로 떨어져 내려 갔다. 그녀를 지켜 보던 601730 명의 장정들은 떨어지는 줄을 보고 탄식을 내뱉었다.
아….
양각 나팔을 입에 물고 있던 일곱 제사장들의 탄식은 나팔소리가 되어 울렸다.
여리고 성벽은 내려 앉기 시작하였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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