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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12월27일 01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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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의 기술

봄기운이 돌면서 나뭇가지마다 새싹이 올라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저마다 자기 모습을 자랑하듯 봉우리를 내밀고 뽐내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을 견뎌낸 자연의 승리입니다. 지난 계절의 어려움은 어느새 잊고, 희망에 가득 찬 모습니다. 우리 인생도 자연을 닮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참을 건 참고,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면서 새로 시작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바야흐로 이제 봄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참으로 많은 결혼생활에서의 위기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결혼생활의 형태도 다양해서, 기쁨으로 충만한 결혼생활부터 이를 악물고 참아내며, 심지어는 아이들 때문에, 혹은 죽지 못해 사는 수준의 불행한 결혼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될 문제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아집과 자존심 싸움을 합니다. 어느 한 쪽도 양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부부싸움은 대개 동일한 패턴이 셀 수 없이 많은 원인들과 더불어 수십 번 되풀이 되면서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시작했던 대화도 점점 거칠어지고, 티끌 같은 작은 불만이 점점 쌓이고 굳어져 태산이 되어갑니다. 휴화산인줄 알고 맘 놓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펑펑 활화산이 되어 가정을 전쟁터로 만들어 버립니다. 쌓아진 분노가 적대감으로 변합니다.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조금만 긴장을 늦추어도, 부부는 모든 일을 서로 당연시 여기게 되고 두 사람의 사이에 활기가 사라져버리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강해져 갑니다. 상대가 상처 받을 줄 뻔히 알면서도 상대방의 행동보다 상대방의 인격을 공격합니다. 과거에는 “미안해, 잘못했어.” 사과도 잘 했었는데, 사과하는 일도 줄어듭니다. 문제와 갈등은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된 채 하루를 보내고, 한 달을, 심지어는 해를 넘기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기 원합니다. 남자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성취한 일의 성과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에 대한 책임감을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맡은 일에 충실히 하여 먹여 살리는 것을 가정에 대해, 아내와 자녀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자는 좀 다릅니다. 가정에서 먼저 남편이 보여주는 진심 어린 사랑을 통해 높은 자존감을 맛보게 됩니다. 아무리 여성 사회진출을 통해 성취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남편의 사랑스러운 눈길을 통해, 품어주는 배려를 통해 사랑을 확인합니다.

가정이란 공동체에서 부부싸움은 자연현상입니다. 가정의 질서를 잡고 균형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그러나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사안만을 가지고 싸워야 합니다. 즉, 지금 일어난 일만 가지고 다투라는 것입니다. 일어난 일을 넘어서 성격이 어떻고, 그 동안 나한테 무얼 해주었냐고 따지고, 과거에 있었던, 잘못했던 일 등을 분석하면서 싸움을 확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합니다. 부부싸움을 상대의 의견을 듣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부부는 각자 개인적인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하여 부지런히 성장해야 합니다. 부부는 서로 상대방의 목표성취를 위해 격려하고 지원해주면서 함께 성장하고 함께 변화해야 합니다. 부부 사이만큼 가깝고 허물없는 관계도 없지만 사랑과 헌신이 수반되지 않으면 부부 사이에도 상대를 얕보게 됩니다.

부부간의 사랑은 서로를 성장시키는 사랑입니다. 한 사람만 성장하고 한 사람은 퇴보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부부라 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의 성장은 지적인 성장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전인적인 성장을 말합니다. 행복도 성장하고, 인격도 성장합니다.

사랑과 헌신이 줄어들 때 상대방의 겉모습에서 결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결점들은 옛날에는 없던 것인데 지금 생긴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옛날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입니다. 이전에 이미 본적이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이제야 처음 보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전에는 중요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사소한 일들이 신경을 건드립니다. 그것들을 보며 마음에 품고, 마침내 적대감을 가지고 그것을 상대에게 말로 표현합니다.

심지어는 상대방이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려 버리며, 인격적인 모욕을 줍니다. 말다툼의 정도가 점점 심해집니다. 이 지경까지 가면 부부 사이는 회복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워집니다.

상담현장에서나 또는 실생활에서 상대를 이해하려고 할 때 잘 쓰는 방법으로 소개하는 “보다겠지” 요법이 있습니다. 다투는 순간 당장은 어렵겠지만 싸우고 돌아서서, 우리 아내가, 우리 남편이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그 동안 고집스런 나를 견디느라 힘들었나 보다” 하는 긍휼한 생각을 갖고 상대를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바빴겠지, 깜박 잊었겠지”, 하고 품어주고 덮어주는 것입니다. “~나보다” “~겠지” 하고 상대의 현재 상태를 REBT요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마치 “어쩌면 저럴 수가 있어” 와 “저럴 수도 있지”에서 처럼 “가”와 “도” 한 글자 차이인데 받아들이는 마음자세가 전혀 다른 것처럼 마음을 바꿔 생각을 달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화난 감정이 변해서 감사가 되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함께 있음으로 해서 상대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어 주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사람도 있습니다. 일전에 상담했던 어떤 한 내담자는 우리 부부는 “ 함께 하는 순간이 바로 불행 시작입니다” 라고 농담처럼 말해서 웃은 적이 있습니다. 슬픈 웃음을 함께 웃었습니다.

오래 끌면 안 됩니다. 전세(?)가 기울었다거나, 부부화목에 금이 갔다고 판단이 서면, 바로 사과하고 돌이켜야 합니다. 부부는 전우입니다. 험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꿋꿋이 이겨가는, 세상의 악한 것들과 싸워나가는 용사입니다. 자녀들을 지켜야 하고, 가정을 사수하는 전우입니다.

부부싸움은 지는 자가 이기는 자입니다. 삼가야 할 말은 끝까지 삼가야 합니다. “화가 났는데 무슨 말인들 못해” 하는 식으로 그 동안의 불만을 한꺼번에 우르르 쏟아 놓으면 평생 후회하게 됩니다. 욕설이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말. 신체적인 비난. 양가의 결점을 지적하는 말 등은 절대 사용해선 안 되고, 끝까지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말투를 사용해야 성숙한 부부싸움입니다.

행복은 멀리서 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존재할 때 행복은 절로 넘쳐 나는 것입니다. 부부들이 서로 평생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입니다. 이를 마법의 언어라고도 합니다. 사용하는 순간 지옥이 변하여 천국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이유를 묻지 않고 아낌없이 주고도 혹시 모자라지 않나 걱정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는 것이 사랑의 능력입니다.

봄입니다. 지난 일은 모두 잊고, 차가운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싹들이 움트는 새봄입니다. 갑자기, 이글을 쓰는 자신의 결혼생활 25년 평가가 궁금해집니다. 남편에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남편은 내게 어떤 사람인가?

새봄, 자신과 솔직히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봄맞이를 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박효숙(청암아카데미 부설 분노치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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