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과 서영은
[미션라이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작가 서영은. 이 둘은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작가로 지난 시절을 지내왔다. 이 전 장관이 여전히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면 ‘먼 그대’로 혜성같이 나타난 이후 한국 문단의 거목인 고 김동리와 결혼하면서 큰 화제가 됐던 서씨는 최근 십수 년 동안 ‘조용히’ 지냈다.
무신론자였던 두 명은 지금 크리스천이 됐다. 이 전 장관은 2007년 세례를 받았다. 이 전 장관의 신앙 여정을 다룬 ‘지성에서 영성으로’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수많은 교회와 단체에서 이 전 장관을 강사로 초청하기 원하고 있다.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는 그의 말이 와 닿는다.
인터뷰 등으로 수차례 이 전 장관을 만났다. 만날 때마다 그가 C,S 루이스와 같은 이 시대의 기독 변증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 이 전 장관의 믿음 여정은 진행형인 것 같다. 그 스스로 “아직 나는 지성에서 영성의 문지방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책을 아직 영성의 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을 위해 바친다고 언급했다.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이 전 장관에게는 한 차원 더 깊은 영적 발걸음이 필요할지 모른다.
최근 서영은을 만났다. 산티아고 순례기인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를 읽고 그녀와의 인터뷰를 소망하고, 실행했다. 서영은을 만난 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녀는 하나님을 만났다고 했다. 그리고 그 기쁨에 충만해 있었다. 그녀는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에서 서성거리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영성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좋은생각의 정용철 사장은 늘 “좋은 책은 결심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말한다. 서영은의 책은 좋은 책이다. 읽고 난 뒤에 무언가를 결심하게 해 줬기 때문이다. 믿음의 본질을 걷고 싶다는, 하나님과 대면하고 싶다는…. 서영은이 만난 그 하나님을 만나지 않고는 이 땅의 어떤 것도 허망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신자로서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만드는 책 보다 더 좋은 책이 어디 있는가.
이 전 장관에게 이제 필요한 것은 서영은이 만난 그 하나님을 완벽하게 경험하는 것이리라. 어찌 이 전 장관 뿐 이겠는가. 비신자들이나, 아직도 영성의 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이 땅의 신자 모두에게 서영은이 만난 그 분은 반드시 대면해야 할 분이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태형 기자 thlee@kmib.co.kr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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