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인상파 화가 고흐가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물건을 포장하는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 사람의 가슴에 포장용 천으로 사용했던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었는데 바로 천에 새겨진 글자 때문이었습니다. ‘Breakable'(잘 깨짐) 그 문구를 보며 고흐는 자신의 무릎을 쳤습니다. “아하! 사람은 깨지기 쉬운 존재야!” 그리고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았는데, 그의 등에도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Be Careful'(취급 주의) 고흐는 등에 새겨진 글을 보고 다시 한 번 무릎을 쳤습니다. “맞아, 사람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해!”
유리병은 쉽게 깨지고 한번 깨지면 못쓰게 됩니다. 그리고 깨진 조각은 사람을 다치게 하므로 위험합니다. 그러나 이 유리병보다도 더 약한 것이 있는데,그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서운한 말 한마디에 쉽게 깨집니다. 그리고 그 상처 입은 마음은 깨진 유리 조각처럼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줍니다.특별히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립니다. 절대 깨지지 않는 관계란 없습니다. 옛날에는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나 쉽게 깨지므로 취급주의(Be Careful)해야 합니다.
모든 관계는 특별한 보호를 통해 관리될 때만 지속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관계는 관심과 배려에 의해 만들어지고, 부드러운 관계는 부드러운 미소를 통해 만들어지며, 좋은 관계는 좋은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문제는 대부분 깨진 관계로 인해 생기는 것들 입니다. 개인적인 문제도, 사회적인 문제도 관계 형성의 실패로 인해 생깁니다.관계는 저절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적당한 관심, 각자의 개성에 맞는 대접을 통해 깊어집니다. 한 번 놓치면 떨어져서 깨지는 유리병처럼 조심하지 않으면 쉬이 깨지는 것이 우리들의 관계입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우리는 서로 만나 관계를 맺습니다. ‘부부 사이니까 뭐’하고 함부로 대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무심코 자식에게 뱉은 말이 자식의 마음을 깨뜨려서 그 미래를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우들 간에 함부로 대한 말과 태도가 상처가 되어 치유되지 못하여 신앙에 큰 어려움을 주는 경우들이 허다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깨어지기 쉬운 유리와 같다는 점을 유념하셔서 언제나 취급을 주의하는 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Be Careful!'(취급주의) 잊지 마세요.
이규섭 목사(퀸즈한인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