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歲月
황화진
세월이 덧없이 흘러만 간다.
6학년은 남 얘긴 줄 알았는데
은퇴! 그것도 남 얘긴 줄 알았는데
동기들이 하나 둘 현역에서 떠난다.
그렇다면 나라고 가는 세월 잡을 수 있겠는가.
고교 때 기타 치며 가요 열창했던 추억이 엊그제 같은데
내가 전도사로 부임했을 때
그 교회 담임목사님 회갑잔치 한다고
온 교회가 들썩들썩 했던 일이 지금도 눈에 선한데
내가 그 나이에 근접해 있다.
지금이야 누가 회갑잔치 하지도 않지만…
마음은 허전하다.
그것은
나이만 먹었지 성과물이 기대 이하라는
자괴감 때문일 것이다.
잎만 무성했던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
탓할 주제가 못된다.
감히 남 얘기 할 주제도 못된다.
어디 가서 나설 주제도 아니다.
이젠 시간이 없다.
아무리 장수시대라 해도
사회적 통념의 은퇴 시기는 다가온다.
하프 타임도 지나고 후반전이 한창이다.
주님 앞에 서는 날
그래도 ‘최선을 다하다 왔습니다.’라고
대답할 입장은 돼야 한다.
아니 그거 가지고는 안 된다.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 놔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말이지만 뒤 끗발을 바라본다.
경기 종료 1분전에도 역전은 일어나던데
목회는 장기전이니까…
지금부터는 역전의 조짐을 기대 한다.
믿음의 선한 싸움이다.
이 싸움은 열심히 싸울 싸움이다.
그리고 끝까지 믿음을 지켜야 한다.
말세에는 끝까지가 중요하다.
모두 의의 면류관을 받아야 한다.
동남풍이 불어도 서북풍이 불어도
나는 가리
힘차게 일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