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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06월06일 21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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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과 감사
나는 나의 무능을 감사한다. 신학대학의 교수를 한적은 있지만 내 이름으로 학설이나 사상이 논의되거나 우상화되지 않아서 감사하다. 내가 만들어 놓은 진리에 대해 단 한 조각의 해석을 마치 진리 그 자체인양 기뻐하고 찬양하는 제자들이 생겨날까 해서다. 나는 지난 삼십년을 목회했지만 매스컴에 오르내릴 만한 주목을 끄는 목회자도 아니었고, 개척하여 메가처치(mega church)를 만들어 교과서적인 인물도 된 적이 없었다. 그럴지라도 그것도 감사한다. 혹이라도 교인들이 나를 우상화하지 않아서 좋고, 목소리라도 흉내 내며 내가 하나님이 보내신 위대한 종이라고 여기지 않아서 좋다. 수 많은 사람들이 나를 롤(roll) 모델로 삼았다가 상심될 때, 옳고 그름의 정의보다는 내게 인간적인 동정을 보일까 봐 싫어서 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군다나 내가 얼굴이 알려진 영적 리더가 아니어서 더욱 좋다. 주님을 체험하기는 했으나 나를 교과서로 만들 만큼 경건을 쌓은 적도 없고, 천상의 모든 진리를 다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 받지 못하는 것은 결코 자랑도 칭찬할 만한 것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체 죽는다는 것이나, 자기 존재의 흔적 조차 남기지 못하고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허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남의 영광을 이루기 위해 고난을 자초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다 그리스도를 위한다고는 말 하지만, 어느누구의 종이 되기는 싫어한다. 진정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진정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복음을 위해 살고 있는가! 주변을 보면 두렵고 떨린다. 한국의 장로교, 감리교, 순복음교회를 포함한 수 많은 교단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세습을 하고,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자신의 미래를 하나님께 맡길 필요가 없으리만큼 자족하며 풍족하게 살아갈 수 있게 안전보장 장치를 가지게 된 것은 분명 조상들, 손양원, 주기철목사님들과 같은 희생으로 얻어진 축복들이 한국을 덮고 있어서 일 것이다. 사실, 그들이 심었고 오늘 우리는 그들의 열매를 딴다.

벌써 해가 중천을 넘었다. 부지런히 이랑을 메고 씨라도 뿌려 놓아야 뒤에 오는 이 누구라도 수확할 것이 아닌가! 후일 열매를 거두는 이 나를 몰라 준다고 해도, 설령 그들의 교과서에 내 이름이 올라있지 않더라도 슬퍼하지 말자! 누군가가 나로 인해 배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 집을 짓는 건축주나 혹은 설계자가 되기를 원하겠지만, 나는 누군가를 위해 한 장의 벽돌을 올리는 벽돌공이 되자! 후일 아무도 나를 알아 줄이 없겠지 만은 부실한 시공으로 들어가 편안히 살아야 할 다음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오늘을 살자! 

저녁 식사 중에 딸 아이가 자신의 시어머니가 아직 전도사를 하고 있는 사위 녀석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는 말을 한다. 그것도 감독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매일 드린다는 것이다. 모두 웃었다. ‘자식 사랑하는 부모 심정을 왜 모르겠는가’마는, 예수님에게 자신의 두 자식을 장차 주의 보좌 왼쪽과 오른 쪽에 세워 줄 것을 부탁하던 여인이 생각난다. “네가 나의 쓴 잔을 마실 수 있느냐”고 말씀하시는 뜻을 그 부인이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십자가의 예수(jesu crucis)보다는 영광의 예수(jesu gloriae)를 찾는 것을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김호환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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