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무엇이길래, 부모 형제도 돈 때문에 모른단 말인가! 1999년 나는 교회를 개척했다. 지난 15년의 목회에서 받은 부자유함에서 벗어나 마음 것 자유로워 지고 싶은 마음 때문 이었다. 성도 수가 천팔백 명이나 되는 교회를 그만 두고 받은 퇴직금 1억은 당시만 해도 큰 돈이었다. 내가 가진 돈은 그것이 전부였다. 주공 아파트의 지하상가를 교회로 사용하기 위해 그리고 모자라는 개척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집도 달 셋방으로 옮겼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선교사 한 사람이 내게 찾아와 중국에 의과대학과 신학교를 세우기 위해 도와 줄 것을 요청한다. 내가 옛날처럼 힘이 있는 줄로 생각했는가 보다. 이미 불어나는 성도들을 다 수용할 수 없어, 교회를 짓기 위해 농협 이사장을 하는 아는 장로님에게 오억을 빌려 썼다. 그런 나에게 도움을 청해오다니! 그러나 거절 못하는 성격 때문에 이왕 진 빗 그깟 몇 천 만원이 대수랴 싶어 또 은행 빗을 내었다. 그래서 중국에 삼백 평을 사서 신학교를 짓고, 또 부도난 호텔을 인수하여 의과대학을 세웠다
그 이듬해 하나님은 성경(신 1:11)에 있는 대로 내게 일천 배의 축복을 주셨다. 교회 부지를 위해 한 때 청화대의 청기와를 굽었던 버려진 가마터가 들어 앉았던 땅을 샀는데, 그 땅을 중심으로 아파트단지가 들어 선 것이다. 갑자기 나는 부자가 되었다. 교회가 부자가 된 것이지만, 전혀 성도들의 헌금으로 세워진 교회는 아니었다. 내가 은행에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 투자를 잘했기 때문이라 횡재한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선교사를 도와 준 것을 하나님이 천 배로 되돌려 준 것이라는 생각도 잊어 버린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내가 세운 유일한 장로가 부도를 내었다. 부산에서 가장 큰 교회의 선교를 담당 했던 안수집사인 채권자는, 목사님을 모시고 자주 선교를 함께 다닐 정도로 열심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돈도 그렇게 열심으로 벌었다. 어리석은 우리 장로가 자신이 경영하던 어린이 집을 사억 오천만 원에 잡히고 고리대금을 썼다. 그 결과 30억이 넘는 어린이 집이 부도를 맞아 다 빼앗기게 되었다.
보다 못한 내가 아파트 업자로부터 부지 대금으로 받아 두었던 돈 6억 오천을 차용증서를 쓰고 공증을 받아 빌려 주었다. 물론 십 년이 지난 아직도 이억 오천 만원이란 돈을 돌려 받지 못했다. 그의 재산이 50억이 넘는데도 말이다. 나는 돈도 사람도 다. 잃어 버렸다. 내가 팔 년 전에 내가 세운 분당과 울산의 두 교회를 사직하고 미국으로 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 남은 빚을 나의 퇴직금으로 교회에 다 변제했다.
분당에 세운 교회는 한 때 고위 공무원을 지냈던 장로 출신의 부교역자에게 맡겼다. 그러나 교회로 쓰던 빌딩은 자기 이름으로 된 교회를 원했던 그 교역자에 의해 팔리고 교인들은 분산되었다. 울산에 있던 본 교회는 집사였던 조카를 신학을 공부시켜 교역자로 세웠다.
그런데 조카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수 백억 교회 자산을 팔아 신학대학을 세운다는 개인적인 꿈 때문에 초심을 잃고, 교인들과 장로들을 내쫓고 있다. 이를 말리기 위해 한국을 간 나를 피하며, 자신의 집무실에 들어 오지 못하도록 경찰을 보내 나를 내어 쫓는다. 참 이상한 일이다. 누가 그를 공부시켰고, 누가 이 큰 교회를 세웠는데……...
나는 한 때 성공한 목사였다. 목사가 된 조카는 나의 자랑이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돈 때문에 미쳐가는 주변들 속에 살고 있다. 나는 그들과는 다르게 산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그들은 내가 세운 사람들이다. 내가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큰 일을 한 줄 앓았는데, 그러나 나는 지옥을 만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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