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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12월20일 14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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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마르크스주의 망령

낡은 마르크스주의 망령

1985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는 중 일본의 쓰구바시를 잠시 방문했다. 쓰구바시에 셰계박람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서 처음으로 레닌의 책을 사서 읽어 보았다.

“이 사람 종교와 정치로 인해 받은 상처 때문에 뒤틀린 사람이구나” 하는 첫 인상을 받았다. 그도 그렇듯이 레닌의 형은 사형당해 죽었고, 레닌 역시 성 페터스부르그(St. petersburger)의 차가운 감방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경험을 했어야만 했다. 그는 협오스러운 정권의 폭정에 무지와 몽매로 더욱 암흑으로 이끄는 타락한 러시아 정교회의 모습을 무기력함으로 수수방관 할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상황 속에서 자라 온 나와 비슷한 또래의 젊은 세대는 상황의 혹독한 시련이 만들어 놓은 독이 마찬가지로 우리들 안에도 자라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오직 우리 시대의 모든 불행은 독재자와 잘못된 체제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이라 여겼다. 그 중에는 소위 정권에 자신의 소신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아부해 왔던 수구적 기독교에 대한 혐오도 자리하고 있었다.

1985년 베르린대학(Berlin Universitaet))에 다닐 때 우연히 동독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곳에서 북한군들을 보았다. 어린아이들처럼 왜소한 그들을 보면서 나는 공산주의 이데오르기(Ideology)의 종국을 보았다. 당시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보다 훨씬 잘 살았던 동독에서 비누 한 장 제대로 살 수 없는 처치를 보고 “막스, 개자식”하고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 쉬었다. 그 때 아직도 동.서를 가르는 담벼락은 여전히 그 곳에 서 있었다.

얼마 후 같이 공부하던 형이 자살해 버렸다. 노총각이 공부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또 연모하던 독일 여학생에게 차여 술에 만취하여 문고리에 목을 메고 자살해 버린 것이다. 그의 장례식에는 저 멀리 서독으로부터 많은 동지들이 조문을 왔다. 독재정권이 내 몬 열사가 쓸쓸히 고국의 암담한 미래에 죽음을 택했다고 모두들 믿었다.

내게 처음으로 조회를 해온 독일 경찰이 만일 사실들을 네게 털어내 놓지 않았다면, 나도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 순간 생각이 났다. 7.80년대 사회적 정의를 위해 교정에서 대모를 하고 거리로 뛰어 나갔던 시절 많은 동료 후배들이 고통을 느끼고, 대한민국은 더 이상 나의 조국이 아니라는 절규를 부르짖는 내 모습을..........

며칠 전 통진당의 해산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결정 되었다. 소위 진보 그룹의 원로들이라고 칭해지는 그들은 대부분 지난 과거 나의 고통의 시간에 함께 동참했던 동료들이자 후배들이다. 나는 그들이 동숭동과 사당동에서 잡혀 나가는 모습들을 보아야만 했다. 나 역시 한 동안 고국에 돌아올 수 없는 몸이기도 했다. 이제 그들은 강제 해산을 당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패배헸다”는 것을 시인했다.

그 동안 그들은 무엇을 위해 투쟁하고, 무엇 때문에 패배하게 되었는가? 아직도 그들은 자신들을 처참하게 몰아 부친 악령들이 대한민국의 기득세력과 정권으로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빅 브라더스가 여전히 자신들의 후견인으로 손 흔들고 있다고 믿는다. 내가 동독을 가보지 않았다면, 이북에 가보지 않았다면 아직도 나는 그들 속에서 여전히 소리치며 서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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