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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11월26일 08시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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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동기생들
엊그제 박창규 목사한테서 문자가 왔다.

18일 10시 30분에 천안 아산역에서 이태영 황장수 김병진 만날 거니까 나오라는 것이었다. 박 목사는 원래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은행 간부로 근무하던 중 소명을 느껴 신학교에 들어와 목사가 됐고 중간에 더 공부하여 박사도 되고 교수도 된 젠틀한 친구이다.

같은 한국에 살아도 이 사람들 본 지는 시카고에 있는 이태영 목사가 한국에 왔던 4년 전 대전 유성에서 보고 오늘 봤으니 미국에 있는 사람이나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였다.

여기 수원에서 9시 5분에 차를 몰고 출발하여 아산역에 도착한 시각이 10시 20분이었다. 김 목사한테 전화했더니 2층 커피숍으로 올라오란다. 들어가니 경북 의성에서 오는 황 목사 빼놓고는 벌써 다 와 있었다. 일단 이 사람들 모두가 반가운 사람들이다. 학교 때는 4년을 매일 보고 같이 공부했는데 졸업하고 나서는 같은 한국 땅에 있어도 각자 사역지가 다르니 보기는 힘들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악수하고는 서로 반가움에 떠드는데 금방 분위기는 학창시절로 돌아갔다.

“난 말이야. 그 때 우리학교가 서울역 뒤에 있었잖아. 그래서 밑에서 보고 올라가보면 학교가 안 보이고 그래서 다시 내려가서 쳐다보면 학교가 보이고 그렇게 어렵게 찾아서 간 학교가 「대신」아니었오?”

“난 목회할 사람은 반드시 목회학과를 지망해야 되는 건 줄 알고 목회학과를 지망했지 뭐야”

“아, 그 땐 다 어려운 때라 겨우 토큰 하나 가지고 오고, 밥은 오뎅 한 그릇 학교 밑에서 쉬는 시간에 먹고 그러구 다녔잖아. 하하하”

“난 말이야 오늘 황화진 목사 만난다고 우리 집사람한테 얘기했더니 ‘아, 그 글 잘 쓰시는 분?’ 그러더라구~ 역시 황 목사는 유명인이야~”

그리고 또 생각 난 것은 그 때 10.26 사태가 발발하고 광주사태 나고, 계엄령 선포되고, 사방에서 데모하고, 최루탄 가스 땜에 울면서 학교 다니고 그러다 휴교령 내리고 그리고 ‘다른 대학은 다 데모 나오는데 니넨 왜 안 나오냐?’고 따지러 온 놈도 있었고, 국가적으로 격동의 80년대에 신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오버랩 되었다.

황장수 목사가 뒤늦게 와서 이야기는 더 불이 붙었다. 그 친구는 「대신」 졸업하고 「고신」 교단에 가서 떡하니 아주 자리를 든든히 잡고 목회를 잘하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몇 년에 한 번씩이라도 봤는데 황 목사는 졸업하고 처음 본 것 같다. 그 친구는 졸업하고 얼마 안 돼서 나를 한 번 봤다고 한다. 어쨌든 나를 포함해서 다 하나님한테 견인 당해가지고 와서 뭐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거 같지는 않고 적당히 한 거 같은 데 각자 모두들 나름대로 목회를 잘하고 있으니 「하나님의 쓰심」이고 「하나님의 은혜」이다.

김병진 목사는 학교 졸업하고 개척할 엄두를 못 낼 때 내가 등 떠밀어 줬는데 지금은 우리교회보다 훨씬 크다. 어디 가서 기도 한 번 설교나 사회 한 번 하는 일 없이 오직 자기 교회에서만 하는 특이한 친구이다. 넓은 터에 교회 건물도 잘 지었으니 역시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대단하다.

이태영 목사는 화가요 바둑은 한국에서 몇 등 갈 정도로 실력가인데 다 내려놓게 하시고 목회만 하게 하시더니 이제는 은퇴하고 문화사역자로 일하고 있다. 근데 모두들 어디가 안 좋다 어디가 안 좋다 하는 소리를 듣고 세월 이길 장사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른 대학 동창들과 달리 신학교 동창들은 참으로 반갑고 부담이 없다. 우리가 만나도 다 사역 얘기지 딴 얘기는 거의 없지만 그냥 허물없이 무슨 얘기든 다 할 수 있는 친구들이라 좋다. 점심은 김병진 목사가 쏴서 거하게 먹고 목회적인 좀 더 심도 있는 프리 디스커션 시간을 갖고 떠들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돼서 언제 또 볼지 모르는 기약 없는 이별(?)을 했다.

황화진 목사(수필가/수원 강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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