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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09월16일 16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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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른 국수
가난한 시절
엄마가 끓여준 국수이다.
 
누른 국수 두 근을 사오란다.
두 근이면 
우리 식구의 저녁으로 짱이다.
 
펄펄 끓는 물에
김치를 썰어 넣고
멸치를 넣어 맛을 낸다.
그리고 국수 넣는다.
 
별것도 아닌데
엄마의 손이 거쳐 가면
왜 이리 맛이 나는지
모를 일이다.
 
가을이 깊어 가는 밤
여덟 식구가 빙 둘러 앉아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다.
 
우러난 시쿰한 김치 맛과 
구수한 멸치 국물에 
불어 버린 국수이다.
 
얼큰하게 고추장을 풀어 
후루룩 하고 젓가락으로 건져 
허기진 배를 채운다.
 
뜨끈한 게 너무 좋다
땀이 나는데 시원하다.
속 풀이가 된다.
너무 맛있다
포만감이 나도록
먹고 또 먹는다.
엄마는 대견스러운지 한 국자 
더 건네줄 때마다 좋아한다.
 
우리 집은 
깊어 가는 가을 밤
추운데 따스하다.
어두운데 밝다.
가난한데 부족함이 없다.
 
누른 국수 한 그릇 안에
온 가족이 부요했고 행복했다. 
 
* 칼로써 자른 것을 칼 국수라고 한다면
 기계로 눌려서 뺀 것을 누른 국수라고 합니다.

백동흠 목사(시인/그라나다힐 한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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