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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07월03일 14시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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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폐품! 쟤 눈엔 명품!



 내 눈에 폐품! 쟤 눈엔 명품! 


 “아냐! 아냐! 그건 아냐!” 마시던 물 잔을 내려놓고 깜짝 놀라서 내가 내뱉은 말이다. 나, 겨우 남편하고 30년 밖에 안 살았는데, 요즘은 약이 좋아서 인간이 쉽게 죽게 내버려 두지도 않아서 거의 100살을 넘게도 살 수 있는 것 같은데... 벌써 아무렇게나 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너무 바쁜 부부라 내가 초대도 안하는 친구부부가 모처럼, ‘힘들다’고 연락 와서 집으로 불러서 촛불도 밝히고 와인대신 블루베리 효소로 기분도 내고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먹였더니… 얼랄라… 나보다 나이도 3년이나 어린 것이 글쎄, 자기는 더 이상 이런 의욕이 없단다. 갱년기 때문인지 뭔지 모르지만… 안돼! 안돼! 그러면 안돼! 우리 절대로 그러면 안돼!


 요즘 오며가며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가 남편들이 나이 들면서 호르몬의 변화인지 뭔지 때문에 점점 여성화 되어가는 것 때문에…미치겠다…나도 완전 예외는 아니라 함께 찧고 빻고 하지만…


 남편이 한 40살이 넘으니까 슬슬 내 뒤를 쫓아다니는 시간이 길어졌다. 할 일 없는 날 그러면 괜찮겠는데 할 일이 산더미라며, 파 썰고 있는 나를 마주보는 위치에 기대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넨다. 사실 처음에는 ‘오호호…내가 그렇게 매력적이란 말이야?’ 하고 내심 즐거웠는데 오메! 알고 보니 그거이 아니여!


 우리 부부도 보통 집처럼, 젊어서는 완전 분업화가 이루어져서 언짢을 일도 귀찮을 일도 적었다. 남편은 바깥일, 나는 아이들하고 집안일. 나는 남편이 밖에서 하는 일에는 가능하면 조언조차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왜냐하면 인생이란 것이 각자의 맡은 몫이 있기 때문에. 실패도 성공도 모두 감당하고 겪어내야 할 분량이 차야지 오게 되어 있으니까. '잘 하겠지 뭐!' 하고 믿거라 했다. 대신에 집 안에서는 내가 여왕이다. 소파가 어제는 구석에, 오늘은 거실 한가운데에, 노 TV in 리빙룸, 노 책들 in 우리 베드룸! 깔깔. 이건 내가 아내여서이기도 하지만 시각이 발달된 내가 청각이 발달된 남편보다 한 수 위라는 자만심도 발동된 것이다. 내가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이 최고치?


 남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소심해지고 잔소리도 많아지고 삐지기도 잘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 그건 꼭 그네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우리 여자들 역시 너무 거칠고 드세어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남자들이 그러니까 여자들도 그렇지! 라고 나도 소리 높여 말하고 싶지만, 여보세요! 그렇게 해서는 답이 찾아지지 않네요!


 지금 나의 가장 큰 숙제는 남편의 노인적 변화에 대한 나의 반응 컨트롤이다. 잔소리 같은 반복되는 말을 어떻게 하면 지금 처음 들은 듯이 들어줄 수 있을까? 전에 없던 사소한 가사에 대한 간섭을 어떻게 하면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 줄 수 있을까? 점점 빈번하게 깜빡깜빡 잊어버리고, 잃어버리고, 길도 놓쳐버리고 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여유 있게 반응할 수 있을까? 원래도 王자 같은 것은 없었지만 지금은 아예 점점 초췌해 간다고 실망스러워하는 그를 어떻게 안심시킬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노후를 불안해하는 그에게 어떻게 하면 다 필요 없고 당신만 있으면 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사실, 남자들을 잘 관찰해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하와' 할머니의 순간적 범죄로 인하여 덤탱이를 쓴 죄 때문에, 종신토록 수고해야 겨우 입에 풀칠하게 되었으니. 쯧쯧. 그것도 하나님이 짝 지어주신 짝 때문에. 분명 남자들의 혈관 속에는 어떤 원천적 원망이 적혈구 백혈구와 함께 흐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와 할머니의 죄 값을 조금이나마 사과하는 의미에서, 지금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성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점점 굵어지는 허리와 거칠어지는 목소리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래도 내 마음 속에 있는 ‘여성성’만은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죽을 때까지 남편에게만은 야시시! 내 마지막 호흡이 다 하는 그 순간까지!  


 “친구얏! 여자이기를 포기하지마! 마지막 호흡이 다 할 때 까진. 왜냐고? 내 눈에 폐품! 쟤 눈엔 명품!” 깔깔…


 아내된 자여! 네가 남편을 구원할는지 어찌 알 수 있으며 (7:16) 

 남편된 자들아! 지식을 따라 너희 아내와 동거하고…(벧전 3:7)


이은선(기독뉴스 칼럼니스트)

기독뉴스(www.Kido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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