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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05월09일 20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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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보통은, 딸들이 아들들보다 부모에게, 특히 엄마에게 잘 한다고들 한다. 아마도 하와 할머니 이래로 ‘산고’라는 것이 어머니를 거쳐 딸들에게로 계승되어져서가 아닐까? 요즘이야 수술을 해서 쉽게 아기를 낳기도 하지만, 아들들의 정자를 만난 딸들의 난자가, 서로 자리잡고 적응하며 자라가는 280일과 고통을 동반하는 출산까지의 전 과정을 공통으로 겪은 그 진한 공감대가 아마도 해병대도 보다도 더 끈끈한 정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적으로 세상에서 제일 예쁜 천하장사 ‘우리 엄마’였지만 사춘기를 지나면서, 세상에 대하여 객관적인 눈을 갖게 되면서 인물도 그저 그렇고, 별로 배우지도 못한, 가진 것도 별로 없는 엄마가 때로는 싫어지기도 하고, 친구들 앞에 떳떳하지 못하거나 부끄럽기까지 한적도 있다.

하지만, ‘엄마!’라는 불림 뒤에 숨어있는 그 거룩한 고통, 흉내조차 낼 수없는 그 숭고한 희생의 공통분모 위에 우리가 살고 있기에, 특히 숙명으로 꼭같은 과정으로 살아가야 하는 딸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어머니에 대한 애정 또한 깊어지는게 아닐까! 
 

 
길을 걷다가, 우연히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니 어머니 앞에서 그렇게 우아한척 유난떨며 이것저것 지적하던 내가 어머니하고 꼭 같은 각도로 궁뎅이를 쑤욱 내밀고 뒤뚱뒤뚱 걷고 있다니... 
 
깔깔 웃다가 말고, 어머니처럼 고개가 뒤로 제껴진 내 모습에 다시 한번 놀란다.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것은 고사하고, 같은 말 자꾸자꾸하시면서도 정말 처음하시는 듯 천진한 표정의 어머니가 어이가 없었는데...이제는 솔직히 두렵다. 
 
나도 똑 같은말, 하고 또하고 있는데 착한 내 아이들이 그냥 모른척 들어주는 것 아닐까... 속으로는 짜증스러우면서도 엄마 민망할까봐 꾹 참고 ‘극기훈련’하는 것은 아닐까... 한번도 쭉쭉이 되신적은 없지만 평생 빵빵은 하셨던 우리 어머니의 늘 듬직하던 그 어깨가 어느날 갑자기 자그마하게 보이던 그날! 
 
입을 열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아서, 어머니와 장보면서도 괜히 뚱한 얼굴로 어머니가 내 눈치 살피시도록 내버려 두고 말았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그림 잘 그리는 줄 아는 우리 어머니! 
 
내게 세상에서 제일 피아노 잘 치는 줄 아는 우리 어머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영어 잘하는 줄 아는 우리 어머니! 
 
내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줄 아는 우리 어머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쭉쭉빵빵 예쁜 아가씨같은 아줌마인줄 아는 우리 어머니! 
 
하나님 닮아서, 내가 잘 못하는 건 하나도 못 보시고, 아니 안 보시고 그냥 일곱 빛깔 무지개 썬그라스 끼고 나를 쳐다 보시는 우리 어머니! 
 
설거지를, 빨래를 산처럼 쌓아 놓아도, 먼지가 데굴데굴 굴러다녀도 우리 어머니 눈에는 딸의 게으름이 절대로 게으름으로 안보인다. 
 
우리 애가 바빠서...바빠서...약해서...약해서...힘에 겨워서...힘에 겨워서... 
 
어머니가 나를 키우시는 모습은 못 보았지만 옛날에 어머니가 내 삼남매 똥기저귀 갈아주실 때 옛날에 어머니가 내 삼남매 업어 안아 재워 주실 때 옛날에 내 삼남매 혹여 미열이라도 날라치면 이리뛰고 저리뛰고... 
 
우리 어머니 
 
정말 얼마나 행복한 얼굴로, 얼마나 즐거운 표정으로, 얼마나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삼남매 하나하나를, 청자 백자 다루듯 소중하게 키워주셨는지 모른다. 
 
한다리 건너인 내 삼남매도 그럴진대, 하물며 어머니 배아파 낳으신 나는 어떻게 키우셨까? 그때 문득…이런 생각이 났었다. 
 
내가 어머니 똥오줌을 저렇게 사랑스런 얼굴로 받아낼 수 있을까! 
 
내가 어머니 열 조금 난다고 저만큼 가슴 아파 절절매며 안타까울까! 
 
내가 우리 어머니 못주무시고 못걸으시면 저런 행복한 얼굴로 함께 말친구라도 되어드릴 수 있을까! 귀찮아하지 않고...! 짜증내지 않고…!
 
부끄럽지만, 정말 부끄럽지만, 나도 모르게 고개가 좌우로 흔들려진다. 못하지...난 못하지! 
 
불쌍하고 한심하기 짝이없는 내게,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셨다. 어머니를 ‘딸’처럼 보는 것이다. 나의 모든 필요를 채워주시던 어른으로서의 어머니가 아니라, 연약해서 절대적으로 내 도움이 필요한 아기 말이다. 
 
아기 병원 데려가는 마음으로 어머니도 병원 모셔가고, 아이들 옷, 신발, 과자 살 때 어머니 옷, 신발, 과자 하나 더 사고,  
마치 예전에 어머니가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내 요구를 채워 주셨듯이... 우-와! 역시 우리 하나님! 지혜 ‘짱’!  
 

 
(신5:16) 너는...부모를 기꺼이 모셔라...오래 살고 부자되리라!!! (내번역) 

 이은선(기독뉴스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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