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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04월16일 10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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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선〉의 이장호 감독 “이제부터가 진짜 영화다”
 영화 〈시선〉의 이장호 감독 “이제부터가 진짜 영화다”

〈별들의 고향〉〈바람 불어 좋은 날〉등으로 한국영화계 거장 반열에 오른 이장호 감독이 1995년 〈천재 선언〉이후 19년 만에 기독교 영화를 들고 관객을 찾았다. 판검사로 이름을 날리던 멋진 형이 갑자기 목사가 되겠다며 신학원에 들어간 격인 걸까. 감독 인생 40년을 기념해 만든 영화가 하필이면 기독교 영화라 그를 따르던 일반 문화계에선 호평도 있지만 냉소 섞인 실망도 만만찮게 들린다. “형편없다”, “지난 19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도 이장호는 그 능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장호 감독은 최근 문제의 영화 〈시선〉시사회에서 “지금까지 만든 영화는 모두 쓰레기”라고 기존 작품들을 가차 없이 폄훼시켰는가 하면 “이제부터는 새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정말 19년 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궁금했다.


성공 부질 없다...기독교영화 감독으로 죽는게 행복

“성공이 부질없고 허상이더라. 뭔가 사람이 성숙해지면서 지난시절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전체가 부끄럽다. 그걸 겪어보니 나의 지난날을 높이 평가해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다. 지나간 것은 잠깐이다. 기독교영화 감독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에 대해 세상이 폄하하더라도 나에겐 기쁜 일이다. 나는 이일을 하다 죽는 것이 순교라고 생각한다”

이장호 감독은 1945년 생으로 올해 일흔을 넘겼다. 처녀작 〈별들의 고향〉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줄곧 천재소리를 들으며 감독생활을 하다 점차 흥행에 밀리면서 긴 슬럼프를 겪었다. 그는 그때를 “27년 내리막길”로 불렀다. 대마초에 손을 대 4년간 활동이 정지된 적도 있다.
  
 ▲이장호 감독ⓒ뉴스미션

“대마초 사건으로 활동을 못할 때 한국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셨다. 하나님은 마치 가정교사가 된 것처럼 나를 교육시키며 일일이 따라다니셨고 이것저것 해주셨다. 그러다가 어느 날 하나님이 손을 탁탁 털면서 ‘어디 너 혼자 걸어봐라’라고 하신 것이다. 걸음을 못 걷고 바닥으로 주저앉아 아무것도 못했다. 그렇게 슬럼프를 겪고 나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은 느낌이다. 골이 깊은 산일수록 오르는 길도 가파른데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책도 내고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이 생기고 있다”

그가 하나님을 알게된 계기는 고 하용조 목사를 만나고 부터다.

“1980년대 지인의 주선으로 하용조 목사님과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내가 지갑 속에 넣어뒀던 부적이 부끄러웠고, 그래서 그 자리에 일어나서 부적을 불태웠다. 그 이야기를 하 목사님이 설교 시간에 몇 번 하신 걸로 알고 있다. 그때가 예수님과 첫 인연이었던 것 같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이장호 감독은 또다른 목회자를 깊이 만나면서 교회로 향하게 됐다.

“허병선 목사님이 저를 만나서 대뜸 ‘좋은 영화를 만들면 목회자가 하는 일들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먹고살고 인기를 얻기 위해 살아왔는데 영화를 통해서도 사람들에게 유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그 이후 작품들을 보면 엔딩 장면에 찬송가 곡조가 흘러가도록 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내 죄악의 분신들이다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 본다. 16일 개봉하는 〈시선〉은 남들은 훌륭하다고 했던 과거 작품들을 쓰레기로 표현하며 새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겠노라고 선언한 첫 영화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시선은 바로 하나님의 시선이다. 자본 논리로 움직여야 하는 세상영화 구조를 탈피해 때로는 답답한 침묵으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때로는 멍청하게 기적(?)을 바라며 기독교 영화를 만들겠다는 각오인 것이다.

“오래 걸려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된 사정에 다른 의지가 있었던 게 아니다. 강제로 내가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숙명적인 내리막길이 있었다. 그 내리막길 동안 지난 시절 만들었던 영화를 부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입장이 됐다. 새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아 훈련을 했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
  
 ▲이장호 감독ⓒ뉴스미션

 “전에 만들었던 영화들은 어떻게 보면 영화감독의 이기적인 돈벌이, 인기, 명예를 얻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 대상이 바로 관객이 인질이 되는 영화들이었는데 이를 부정하게 됐다. 관객들의 삶의 입장에서, 영혼의 입장에서 이익이 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오랜 내리막길에서 얻은 미션이고, 이 영화가 그 미션의 숙제를 푸는 첫 영화다”

영화 주인공은 세속적인 통역 선교사 조요한이다. 영화배우 오광록 씨가 연기한 이 인물은 해외선교 활동에서 피랍되어 배교한 경험과 자신 대신 바다에 빠져 죽은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는 복잡한 내면의 소유자다. 이장호 감독은 영화 속 조요한은 바로 자신이라고 말했다.

“조요한 선교사뿐 아니라 영화의 캐릭터들은 사실 내 죄악의 분신들이다. 그것이 극한 상황과 만나면서 하나님 앞에 다 드러나게 되는데 일종의 회개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조요한은 크리스천이었고 의료봉사로 왔지만 붙잡혀 배교를 한번 했고 그 것으로 신앙이 붕괴된 인물이다. 그러다 다시 피랍되어 13세 소년을 만나면서 회복된다. 특히 그의 아버지 죽음에 그리스도 예수의 구속 사건을 메타포로 넣었다”

이장호 감독을 만난 것은 영화 〈시선〉개봉을 하루 앞둔 15일이었다.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겠다’는 그의 고백을 직접 만나 다시 듣고 싶었던 이유가 컸다. 그러다 스스로 취재수첩을 접었다. 인생의 굽이쳐진 협곡을 겪으면서 더욱 단단한 신앙인으로 서 있는 일흔 넘은 명장에게 내가 더 들을 말은 없다는 생각에서다. 인터뷰 중간 중간 걸려오는 전화를 미안스럽게 받으면서도 상대방에게 “내 영화 꼭 보러 와 달라”며 몇 번을 강조하고 강조했다. 40년 메가폰을 잡은 그의 얼굴에서 처음 연애를 시작한 젊은이마냥 달뜬 홍조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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