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백동흠
저는 언젠가
“담담하게”를 좋아 했습니다.
하도 흔들리게 해서 그런지
바람 타게 하는 것이 있어서 그런지
너무 요동하는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냥 “담담하게”가 좋았습니다.
저 넓은 하늘에
가벼운 마음으로 흘러가는
구름처럼
뒤뜰에서
가는 것인지 아니 가는 것인지
모를 만큼 제 길을 가고 있는
달팽이처럼
아무도 모르게
일 년에
한 개의 나이테를
속으로 만드는
나무처럼
구름 속에
거침없이 가는
달그림자처럼
오늘과 내일과 모레는
내 갈 길을 가야한다는(눅13:33)
예수님처럼
그냥 그렇게
가야할 길
“담담하게” 가자고
언젠가 부터
다짐하면서 살아 왔습니다.
백동흠 목사(시인/그라나다힐 한인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