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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07월23일 20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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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국서 이성결혼을 한다는 것은..
<행복한 한 쌍, 24살의 랜달 자레드 윌슨과 23세의 아만다 조이 호슬리>
<행복한 한 쌍, 24살의 랜달 자레드 윌슨과 23세의 아만다 조이 호슬리>


초록빛 언덕 위로 태양이 기울어가는 토요일 저녁, 카키색 옷을 입고 보우 타이를 맨 신랑이 입장한다. 새틴과 레이스로 된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신부도 들어선다.
 

수백명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서 신부가 클로버로 덥힌 복도를 걸어오는 것을 바라봤다. 예식은 순식간에 이 한 쌍과, 신께서 정해주신 남과 여의 자연스러운 결합인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에게 더욱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행복한 한 쌍, 24살의 랜달 자레드 윌슨과 23세의 아만다 조이 호슬리는 팔짱을 끼고 잎으로 엮어 만든 제단 앞에 섰다. 브렌드 필립스 목사는 금을 입힌 성경을 왼손에, 마이크를 오른손에 쥐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브렌트 목사는 인삿말을 하는데 마이크가 오작동했다. "안녕하세요? 아, 아, 마이크 되나요?" 소나무와 백일홍 나무 뒤의 이차선 도로 위로 쌩하니 트럭 한 대가 지나갔다. 브렌트 목사는 "별 수 없죠"라고 웃으며 말하곤 마이크 없이 큰 소리로 말했다. "예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결혼식이 행해진 것은 미국 대법원에서 동성 결혼을 허용한 3일 뒤였다. 많은 미국인들이 동성결혼이라는 개념을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행된 결혼식이었다.
 

장소는 윌슨빌의 목장으로, 이곳은 한마디로 "가족 중심"의 마을이라고 소개되는 곳이다. "가족 중심"이란 남편과 아내 중심이라는 뜻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주로 손꼽이는 셸비 지방에 있다. 윌슨빌이 있는 앨라배마 주에서는 법적으로 동성 결혼이나 다른 어떤 "유사 결혼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결혼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만 행해지는 신성한 계약"이라는 게 이 부부와 그 자리에 모인 하객들이 믿는 바였다.
 

A.J.로 불리는 아만다 조이는 결혼식 전에 "랜디와 저에게,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에게 바치는 헌신이에요"라고 말했다. 또한 "법원에서 결정한 바와는 상관없이 우리에겐 이 결합이 정확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사랑의 모습입니다. 한 남편과 아내로서 그걸 세상에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게 저희의 진심입니다"라고 전했다.
 

랜디는 이렇게 말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들과 함께해선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건 괜찮습니다. 전 그저 결혼은 종교적이고, 저는 제가 종교적인 의식이라고 믿는 결혼의 신성함을 지키고 싶을 뿐입니다. 이런 생각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겠지만, 제 종교적 믿음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이성애자냐 동성애자냐의 문제가 아니고요. 모르겠습니다. 이런 얘기가 논란을 일으킬만한 것인가요?"
 

하루 전날, 예식 준비가 행해지던 날에는 헛간 서까래들에 죽 하얀 등불이 걸렸고 결혼식이 열릴 분홍빛 꽃이 핀 미모사 나무 앞에 둘러진 울타리 안으로는 의자들이 준비됐다. "하나님께서 쓰신 이야기"가 적힌 종이부채도 인쇄됐다. 그 내용은 이 부부가 우간다 선교생활 중에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한 것이다.
 

브렌드 목사는 결혼식을 앞두고 예식 과정을 점검했다.  "AJ, 제가 '누가 이 여성에게 이 남성을 보내주셨습까?라고 질문할 겁니다. 그럼 아버님이 걸어오셔서 신랑에게 신부의 손을 건네주시고 날래게 걷어차주신 뒤에 자리에 앉아주시면 됩니다. 그 뒤엔- 드레스 자락이 너무 긴가요? - 돌아서주시면 됩니다. 다시 한번 해보실래요? 괜찮은가요?" A.J.는 "괜찮아요"라고 말했고, 랜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결혼 피로연을 위해 수십 명의 친인척과 친구들이 바베큐 샌드위치와 달콤한 차가 올라갈 커다란 야외 테이블을 옮겼다. 그리고 서로를 마지막으로 봤던 게 언제였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수없이 오갔다. 농장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얼마나 그들이 이 무렵에는 매우 흔한 갑작스러운 폭풍우로 인해 내일 있을 결혼식이 연기되지 않기를 바라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A.J.의 아버지인 던 호슬리는 "대법원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다니 상상도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두 딸과 카자흐스탄에 사는 아들 하나를 둔 아버지로, 아들은 카자흐스탄에서 아내와 함께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자녀들을 위해, 이런 결혼이 바람직합니다. 바로 이 결혼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것이다. 이것이 옳다는 기분이 듭니다. 아마 요즘 논의되고 있는 바와는 좀 다를 수도 있는 의견이지만요.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 결혼이 보다 옳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말하기 어렵다고 한 것은, 랜디나 A.J.와 결혼식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관점이 변해가고 있는 미국인의 정서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알고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들이 자신들과는 다르게 세상을 보는 누군가를 판단하려 들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친구나 친인척이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더욱 더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그보다 오래된 전통적인 결혼의 테두리를 지킴으로써 종교적 신념에 충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혼 25년차의 51세의 로스 그림볼은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변화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패러다임 변화죠.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친구, 결혼 26년차의 디도 고개를 끄덕였다. 디는 가족들을 생각해서 성을 밝히지 않았는데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저희의 믿음이 변하지는 않을 거에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가까운 친척도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가족들 중엔 그 애를 집 안에 들이지도 않는 사람도 있죠. 그래서 난 '아냐, 아냐, 아냐, 우린 널 사랑한단다. 동성애 문제가 우리 사이를 갈라놓지는 않을 거야'라고 말했어요. 종교적인 면에서 우리는 극과 극이지만, 전 그 앨 사랑해요. 네, 정말 그래요. 이건 우리가 누구인지와 무엇을 우리가 믿는지의 문제에요. 그래서 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23세의 브린 말컴은 2년 전 남편 자크와 결혼했다. 그녀는 자기 세대에서는 남편 부모님 세대보다는 동성 결혼 때문에 위협받는 일이 적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게 종교적 믿음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동성애 결혼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나서진 않을 거에요. 우린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결혼이 정말 훌륭한 결혼인지 보여줄 거에요."
 

자크는 우리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죄인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우리더러 편견이 심하다고 한다면, 우리 모두 천 걸음쯤은 뒤로 물러나서 합의점을 찾아야 할 거에요. 이를테면 세상 사람들 모두 빈털터리가 되서 똑같아지는 거죠. 다같이 망해서 똑같아지는 거요."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의자를 들고 헛간 안으로 들어가 A.J.와 랜디의 결혼을 축하하는 이브닝 슬라이드 쇼를 봤다. 두 사람은 하객들 앞에 서있었다.
 

랜디는 바이런과 패티 케첨 부부에게 감사했다. 이 부부는 결혼식을 위한 장소로 자신들의 농장을 제공했다. 랜디는 두 사람이야말로 결혼의 모범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44세의 부부는 9명의 자녀와 15명의 손자를 두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환호하고 휘파람을 불었다.
 

랜디는 "그리고 이제부터, 말이 아닌 그림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결혼에 대한 슬라이드 쇼가 시작됐다.
 

어린 아기인 A.J.와 랜디. 뾰루퉁한 작은 소녀일 때의 A.J.와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소년일 때의 랜디. 까만 깃털 장식이 달린 옷을 입고 춤추는 A.J.와 분홍색 타이츠에 요정 날개를 달고 춤추는 랜디. 졸업하는 A.J.와 랜디. 랜디가 청혼을 했던 카자흐스탄의 눈덮힌 산 위에 함께 있는 랜디와 A.J.
 

그리고 윌슨빌의 표지판 앞에 서있는 랜디와 A.J. 사진을 찍을 때 두 사람은 24시간도 안 되서 결혼할 예정이었다. 랜디는 "그 때 우리는 햇빛이 내리쬐는 언덕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크리스찬다운 결혼의 예를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고 말했다.
 

랜디의 아버지 켄 윌슨은 이 결혼식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었다. 결혼식이 있었던 저녁, 켄 윌슨은 "이제 우리가 마이너리티에 가깝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우리란 결혼이 남자와 여자 사이에만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를 판단하려드는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해졌습니다. 우리가 이 개방된 사회에서 받을지도 모르는 박해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무슨 일을 하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지 말라고요."
 

윌슨은 자신이 방금 한 말은 동성결혼 지지자들이 보다 힘들었던 시대에 스스로에게 했던 말과 비슷한 뜻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이 180도 뒤바뀐 셈이죠. 세상 사람들로서는 우리 잣대로 그들을 판단하지 않으며, 그들의 바람을 존중한다는 걸 믿기 힘들 겁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듯이, 우린 동성애를 비판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린 그저 우리의 믿음을 위해 일어섰을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모든 사람이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요일 저녁, 푸른 언덕에 사람들이 서있는 가운데 신부가 비스듬히 햇빛이 비치고 있는 복도로 하객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입장했다. 하객들도 신부에게 미소로 답했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제단을 향해 다가갈 때마다 자신들의 믿음을 더욱 굳혔다.
 

"우리는 오늘, 윌슨빌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오늘 두 사람은 하나가 됩니다. 결혼은 자기 자신보다도 더욱 큰 무언가를 위해 매일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결혼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혼은 우리 모두와 관련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나서 랜디와 A.J.가 혼인서약을 했다. 랜디는 "A.J.의 크고 작은 바람에 항상 귀 기울이며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다"라고 서약했다. A.J.는 "당신은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선물이에요"라고 말했다.
 

곧, 두 사람은 반지를 교환하고 키스했으며 남편과 아내로서 함께 춤을 췄다. 하객들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결혼식이 얼마나 완벽했는지에 대해서 얘기했다.
 

케이아메리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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