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에서의 2박3일
황화진
강화 교동도
이곳은 나의 고향이다
여기에 우리교회 수양관인
다니엘수련원을 세워놓고 자주 다닌다,
옛날엔 여기가 왕들의 유배지로
연산군이 인생 마지막을 보낸 섬이다.
힘들고 서러웠던 추억이 있어서
다시는 찾지 않을 것 같았던 고향에
다니엘수련원을 세웠으니
사람의 앞일은 정말 모를 일이다.
만에 하나 내가 은퇴 후 말년을
여기서 보내게 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이다.
다니엘수련원이 세워진
이 골짜기는 조선골이다.
여기서 옛날에 배를 만들었단다.
나도 덩달아 배를 만들었다.
이 배는 생명을 살리는 구원선이다.
내년 2월엔 연육교가 개통 된다.
아직은 배 시간 땜에
오면 가기 바쁜데
요번엔 처음으로 2박3일로 왔다.
동행한 이들과 어제는 동네를 걸었다.
길가에 심겨진 오디를
입술이 시커멓도록 따먹었다.
북한과 접경지역이라 설치된
철책 선을 따라 한참을 걸었더니
다리가 약간 아프다.
이름 모를 들꽃향기가 코를 찌른다.
농촌의 냄새 자연의 냄새
풀냄새 바다냄새
나는 이 냄새들이 참 좋다.
도시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하나님의 창조물을 한적하게 만끽 한다.
기도하고 성경보고 묵상하고 토론하고
밥해먹고 그러면서
2박3일을 보내는 중이다.
교동에서 재배한 오이를
동료가 나가서 사왔다.
그 향기가 도시 것들 저리가라이다.
추적추적 장맛비가 내리지만
나름대로 운치 있고
낭만적이고 여유 있는 시간이다.
황화진 목사(강은교회/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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