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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03월16일 07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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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제가 운전하겠습니다

오늘 김포에 갈 일이 있어서 하던 일을 부지런히 마무리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저 안OO입니다”

“아이구 안 부장님, 반갑습니다. 근데 어쩐 일?”

“목사님 오늘 점심식사나 같이 할까 하고 전화 드렸습니다.”

“아. 그래요? 나 김포 갈 일이 있는데~”

“그럼 제가 제 차로 목사님 모시고 가면 안 될까요?”

“그러면 감사하지만 안 부장 시간 많이 뺏기고 안 되지~”

“아닙니다. 저 오늘 쉬는 날이고 목사님께 넥타이도 드리고 드릴 말씀도 있고 해서 그럽니다.”

“아. 그래요? 그럼 오세요.”

득달같이 달려온 안 부장하고 내 방에서 잠시 그가 가지고 온 용건을 듣고 상세한 건 차에서 얘기하기로 하고 출발했습니다. 가면서 업무에 관련한 얘기며 그의 가정사며 여러 가지 밀린 얘기를 다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경찰서에서는 출동 나가고 그러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자기 주관을 가지고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는 안 형제란 생각을 했습니다. 믿음생활도 열심히 하려고 애를 쓰고 있고 기도의 중요성도 알고 있고 정치적인 해박한 견해도 가지고 있는 친구입니다. 내가 신우회 예배에서 전임으로 설교할 때 전율을 느낄 정도의 은혜를 받는다고 좋아했던 은혜파이기도 합니다.

안 부장이 처음 교회에 나갈 때는 누나가 젊은 애가 무슨 교회를 다니느냐고 핍박(?)을 했다는데 이제는 그 누나가 교회에 아주 충성스런 일꾼이고 성경을 다 외우다시피 할 정도로 열성당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김포에서 만나기로 한 다니엘수련원 상임원장 이관우 목사님 내외분을 만났습니다. 그 분이 식사하러 가자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안 부장이 나한테 ‘목사님 오늘 연안부두 가서 회 사드리려고 했는데 어떡하죠?’ 그럽니다. 그래서 내가 아무거나 먹자고 해서 가까운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목사님, 이 분은 경찰인데 형사과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오늘 친히 나를 모시고 나들이 삼아 왔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반갑습니다. 근데 말이죠. 그 경찰 생활 위험하지 않습니까?”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 직업 안 위험한 게 어디 있습니까?”

“소방수도 위험하고 운전도 위험하고 건축도 위험하고 안 위험한 건 없습니다. 다만 어떤 생각과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겁니다.”

듣고 보니 그 말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니까 역시 안 부장이 상당히 똑똑한 사람이란 걸 알 수가 있었습니다. 하긴 경찰이 아무나 되는 건 아니니까 그만한 실력을 갖추었을 것입니다.

식사 후 이 목사님 내외분을 보내고 다시 우리끼리 귀가 길에 올랐습니다. 성실한 친구인데 혹 어떤 변동이 있을 것 같기도 한 예감이었습니다.

덕분에 오늘 난 편안하게 다녀왔습니다. 자기 차로 운전도 해 주고 밥값도 밥 먹자고 한 사람은 이 목사님이셨는데 돈은 안 부장이 잽싸게 내버렸으니 경찰을 누가 당하겠냐고 농담했습니다. 나는 안 부장의 사생활에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나를 신뢰해서 상담한 내용들이고 그것은 곧 기도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경찰서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지만 특별한 기도제목이 주어지면 신경 써서 더 기도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경찰생활을 하면서도 믿음으로 살려고 애쓰는 우리 회원들이 기특하고 경목 사역을 통해 이들을 알게 된 것을 큰 소득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황화진 목사(강은교회/수필가)
www.KidokNews.net
www.CzoneU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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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석진 (2013-05-18 10:21:17)     130   63  
평범한 글이지만 감동이 있는 글입니다. 경찰관 중에서 이렇게 믿음으로 사려고 노력하시는 분이 있다니 참 마음 든든하고 도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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