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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01월22일 21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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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짜 생일

우리 교회 성도가 저한테 목사님 사진이라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보니까 제가 장례식장에 가서 문상 마치고 뭘 좀 먹으면서 사람들하고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었습니다. 상에는 맥주도 있고 소주도 있고 안주도 있습니다. 당연히 장예식장 풍경입니다.


근데 이 사진을 누가 찍었을까를 생각해 보니 답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하루 지났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는데 집사람이 어제 박 집사가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 있다며 신기하다고 사진 찍어서 보내던데 봤냐는 것입니다.


뭣이? 시방 뭔 말이라고라고라~”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서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 저같이 생겼는데 제가 아닌 것이었습니다. 어제까진 아무리 따져 봐도 알리바이가 성립이 안 돼 머리 짜다 말았는데 이제 답을 찾은 것입니다. 옆모습이 진짜로 저 같아 보여서 정작 본인인 저도 감쪽같이 속았던 것입니다. 어제 그 사진보고 교우들과 함께 많이 웃었습니다.


그 사진을 제 카스에 올렸더니 많은 사람들이 진짜 똑같다, 목사님 술 한 잔 하셨군요. 비밀로 하겠습니다. 대박입니다등등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그 사진이 나쁜데 쓰인 것이 아니라 한 번 웃는데 기여했으니 기분 나쁜 사진은 아니었지만 그 장면이 술상이어서 목사가 오해받을 수도 있는 사진입니다. 그래서 제가 개그 버전으로 이 사진은 진짜루 제가 아닙니다.”를 읊었습니다.ㅋㅋ


, 그리고 또 하나는 오늘은 제 생일이 아닙니다. 저는 온라인상에서 오늘이 제 생일인 줄도 몰랐는데 20여 사람들이 생일을 축하한다고 문자도 보내오고 전화도 오고 페이스 북에도 많은 분들한테서 생일 축하 글이 올라왔습니다.


가만히 따져보니 제 생일은 음력으로 쇠는데 그게 양력으로는 오늘 날짜지 뭡니까. 그런데 대개의 경우 양력과 음력 구분 없이 인터넷에 입력된 정보만 보고 사람들이 오늘 축하를 보내온 것입니다. 그러니 그거 일일이 해명하기도 뭣하고 해서 오는 족족 그냥 감사하다고 짧은 멘트를 날렸습니다.


심지어는 생일 축하가 터키, 미국, 캄보디아, 필리핀, 뉴질랜드에서도 오고 국내 업체나 지인들한테서도 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영어로 ‘Happy birthday to you and God bless you!’라고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해군제독 한 분한테서도 왔습니다. 마치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기분이었습니다.


저같이 구시대 사람들은 다 음력으로 호적정리가 되어 있어서 이런 경우를 모두 경험하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 자녀들 세대엔 이런 일이 없을 건데 우리가 과도기 사람들이네요. 짝퉁 제 사진 땜에 사람들이 한바탕 웃을 수 있어서 좋았고 생일도 아닌데 생일축하를 받았으니 뭐 기분은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사람 사는 게 이렇게 해서 한 번 웃는 거죠 뭐. 비록 가짜 생일이지만 생일 축하한다고 축하를 받으니 축복입니다. 역시 개그 버전으로 한마디 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오늘은 저의 생일이 아닙니다. 다만 SNS 상에서만 통하는 짝퉁생일입니다.“


제 가짜생일을 축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진짜 생일도 이렇게 챙겨 주시기를 당부 드리겠습니다.ㅋㅋ

황화진 목사(수필가/수원 강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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