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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02월11일 11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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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화진칼럼]감투 벗기

감투 벗기

우리 교단에서 아마도 내가 최연소 노회장을 지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때가 1997년도니까 내 나이 마흔 두 살 때 마음에 아무런 준비 없이 노회에 갔다가 그만 노회장에 당선이 됐습니다.

그걸 할 생각도 없었고 할 여건도 안 됐고 출마할 의사도 없었는데 떠밀려서 후보 군에 올랐습니다. 간곡하게 고사했지만 동기생과 경합을 벌이다 막판에는 나한테 표가 다 몰려서 젊은 노회장이 됐는데 그것도 세 번이나 연임을 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장로교 노회는 감리교 지방회와 연회 중간 정도의 사이즈로 보면 됩니다. 물론 군소 교단은 그 규모가 말할 수 없이 작은 데도 많긴 합니다. 우리노회 역시도 타 노회에 비해서 그 규모가 작아서인지 나 같이 부족한 사람한테 노회장을 몇 번씩이나 맡겼던 것입니다.

우리교회는 담임목사가 그런 데 나서서 뭘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서 지금도 여전히 감투 쓰는 일은 피하고 있습니다. 경목실장도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라 이것 역시도 강권에 못 이겨 한 번 지나가려고 수락을 했던 것입니다. 나는 뭘 맡았으면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는 정신입니다.


오늘 경목 총회가 있었습니다
. 현 위원장이 치아를 발치해서 말을 할 수 없다고 나보고 진행하라 해서 그만 내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임시의장으로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서열로 보면 요번에 내가 위원장 차례입니다. 내가 원하면 100% 선임이 됩니다.

그런데 내가 그런 거 할 처지가 아니라서 다른 훌륭하신 목사님들한테 맡기고 나는 평 회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갔습니다. 내가 경목실장 자리에서 내려온다고 그 일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경목활동과 신우회 사역을 난 여전히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런데 임원선거에서 내 말이 잘 먹히지 않았습니다. 총회 장소를 제공한 목사님이 위원장에 당선되도록 한다는 암묵적 교감을 가지고 추진한 일인데 자꾸 나를 들먹이니 난감해서 혼났습니다. 나는 해외출장도 자주 가게 생겼고 머리가 복잡한 일이 많아서 못 한다고 정중히 거절했는데도 황 목사님이 해야 한다니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만 내가 얼굴이 다 시뻘개졌었습니다. 내가 그럴 거 같아서 어제 우리교회 기도회 하는데 당선 안 되게 기도해 달라고 광고하고 통성기도까지 했는데 예견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옥신각신 격론 끝에 나는 경목실장과 위원장 자리 모두를 고사하고 무사히 다른 훌륭하신 분들이 자리에 앉도록 작업이 됐습니다. 기도 응답입니다. 속으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끝나고 집에 왔는데 불참하신 어르신 목사님이 전화 하셨기에 보고를 드렸더니 아 거 참 황 목사님이 웬만하면 하시지. 걱정 되네.’하십니다. ‘걱정할 거 없습니다. 다 훌륭하신 분들이 맡았으니 잘들 하실 겁니다.’

황 목사님 말이야. 자리에서 내려왔어도 전처럼 똑같이 좀 신경 써 주셔. 그래야지 이 사람들 아직 못 믿어. 목사들이 말이야. 약속도 안 지키고 말도 안 듣고 아휴~”

. . 걱정 마세요. 전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변함없이 충성할 겁니다.”

그래야 되는데 사람들이 왜 다 그 모양인지 몰라.”

목사님 걱정 마세요. 신 임원들 잘 할 거니까 뒤에서 기도해 주시고 조언해 주세요.”

오늘 나는 짐을 내려놔서 상당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물론 이달까지는 업무 협조키로 했습니다. 이 달 조찬기도회도 내가 주관하고 인수인계 기간으로 이 달까지는 공동으로 사역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교회가 좀 더 성장하면 하지 말래도 자원해서라도 봉사하겠지만 아직은 마음의 여유가 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피했는데 한 편으로는 하나님 앞에 죄송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나님! 우리교회 좀 빨리 부흥시켜 주십시오. 할 일이 많아서요.”



황화진 목사(수필가/수원 강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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