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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02월03일 08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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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된 개척교회 가족들의 ‘이색 개척’ 실험

손영상 예수의교회 목사(왼쪽)와 성남시 수진동 성남중앙교회를 맡게되는 정관철 목사가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개척한지 30개월 밖에 안 된 교회 구성원들이 뜻깊은 교회 개척 실험에 나섰다.

공간이 좁아 교회를 다른 건물로 옮기면서 예전 건물에 설치돼 있었던 각종 성구와 시설물, 심지어 임대보증금까지 후임 개척 목회자를 위해 그대로 놔두고 떠난 것이다. 후임 목회자 역시 훗날 이 교회건물을 떠날 때에는 전임 목회자가 했던 방식대로 다음 목회자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나가야 한다. 말하자면 개척교회가 개척교회를 릴레이식으로 물려주는 셈이다.

개척교회, ‘별난 개척’ 실험 나서다

주 인공은 경기도 용인 죽전 예수의교회(손영삼 목사)다. 2010년 5월, 손 목사는 8명의 성도와 함께 경기 성남시 수진동 모란고개 언덕배기 상가건물의 지하 2층에 230㎡(약 70평) 규모의 교회(성남중앙교회)에서 첫 목회를 시작했다. 손 목사는 직전까지 23년 동안 그리스에서 집시 종족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던 선교사였다.

전도와 섬김·봉사활동으로 교회는 조금씩 부흥했다. 1년 반 만에 60명이 넘어서자 성도들 사이에서는 교회 이전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고, 지난해 말쯤 용인시 죽전동의 또 다른 상가 건물로 교회를 이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손 목사와 성도들은 또 한가지 결단을 내렸다. 교회에 있던 강대상과 의자 등 각종 성구(1000만원 상당)와 앰프 같은 시설물(2500만원 상당), 심지어 전세보증금(6000만원)까지 모두 놔두고 가기로 한 것.

“성구나 각종 교회시설물 뿐만 아니라 헌금으로 마련된 보증금까지 모두 성물(聖物)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물은 하나님의 것인데 이것을 매매한다는 것에 마음이 불편했습니다.”(손 목사)

성도들은 손 목사의 의견을 존중해줬다. 교회 구성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후임 개척목회자에게 향후 2년 동안 매월 개척지원금(100만원)까지 보태주기로 ‘통 큰’ 약속까지 포함시켰다.

단, 한 가지 조건이 붙어 있었다. 교회 부흥으로 이전하거나 개척의 어려움으로 교회를 폐쇄할 경우에는 또 다른 후임 목회자에게 모든 시설을 무상으로 양도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 수의교회는 소속 교단(예수교대한성결교회) 신문에 이같은 내용을 담아 광고를 냈다. 모두 13명이 지원했다. 그들 중에는 40~50대 교회 부교역자와 사역지가 없어 소위 ‘가정 목회’ 중인 목사 등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해외선교사들도 지원했다. 저마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목회자들이었다.

장로와 권사, 집사로 이뤄진 11명의 후임 개척목회자 선정 위원들은 검토에 들어갔다. 손 목사는 “선정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포하고 뒤로 빠졌다. 행여나 있을지 모를 교단 목회자 선후배 등의 청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선정위원들은 최종 1순위 후보 3명을 뽑았고, 지난달 27일 손 목사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비뽑기를 통해 최종 한명을 선택했다. 바로 정관철(57) 목사였다.

‘성도없는 교회 20년’ 정 목사의 회심과 하나님의 선물

1992 년 목사 안수를 받은 정 목사는 스스로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모습뿐이다. ‘목사’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지금까지 교인들을 두고 목회를 해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신학교를 마치자마자 그는 거주하던 목동 아파트를 팔고 대전으로 내려가 교회건물부터 지어 올렸다.

“교회만 지으면 무조건 성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무리하게 융자를 받아 이자부담도 큰 상황이었는데, 설상가상으로 IMF 외환위기까지 겹치면서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교인들이 부도난 교회를 찾을 리가 없었지요.” 돈을 갚느라 목회는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지하 월세교회 등을 전전하다가 급기야 3년 전 침수 피해까지 당하면서 그는 목회 자체를 접어야 했다. 하지만 이 기간은 정 목사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깨닫게 됐어요. 목회는 내 힘으로 하는 게 결코 아니구나. 하나님이 하시는 거구나. 그동안 내 욕심만 채우려고 했구나. 겉멋만 들어있었구나….” 목사 안수를 받은 지 20년 만에 경험한 깊은 회심이었다. 하지만 개척을 하기엔 너무 늦었고, 여건도 여의치 않았다.

그가 교단 신문에서 예수의교회가 낸 ‘후임목회자 공모’광고를 본 건 지난달 3일이었다. “‘참 신선한 방식으로 개척교회를 지원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왠지 모르는 끌어당김이랄까, 확신이 들어서 지원서를 냈던 겁니다.”

개척교회 목회자의 꿈

지 난달 31일 오후 손 목사와 정 목사를 성남중앙교회에서 만났다. 두 목사는 저마다 흐르는 눈물 때문에 말을 잘 잇지 못했다. 정 목사의 눈물에는 아무것도 없는 자신에게 교회를 넘겨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손 목사와 성도들에 대한 고마움이 묻어났다. 손 목사는 정 목사를 제외한 나머지 지원자 12명의 목회자들의 힘겨워하는 사연들이 자꾸 떠올라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난다고 했다.

개척교회 목회자인 그들의 소망은 그리 거창하지 않았다.

“지 금은 성도가 ‘0’명이지만 2년 뒤쯤에는 저도 성도들과 함께 후임 개척목회자에게 이 교회를 그대로 물려주고 싶습니다(정 목사).” “은퇴 후에는 다시 그리스로 가서 집시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손 목사).”

박재찬@미션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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