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6일째인 오늘은 사도 바울이 유배 중에 주님의 계시를 받아 요한계시록을 기록했던 밧모섬을 방문했습니다.
터키 서부 지중해 연안도시, 쿠사다스에서 1박을 하고 아침 6시 30분에 밧모섬으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4시간의 적지 않은 시간, 배를 타고 가는 동안 배 안에서 먼저 찬양과 말씀과 통성기도로 뜨겁게 집회를 가졌습니다.
아침 해가 떠오르기 직전 미명에 선상에서 울려 퍼지는 일행의 뜨거운 선상 집회에 동승한 외국인들도 함께 찬양과 기도를 했습니다. 성령의 열기가 온 배에 가득하여 밧모섬 순례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가 더욱 커졌습니다.
11시가 가까워 올 무렵, 드디어 배는 밧모섬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현지인 가이드의 안내로 일행은 두 배의 버스에 분승하여 먼저 산 꼭대기에 있는 요한 기념교회(현재 그리스정교회 수도원)를 방문했습니다.
기독교 박해를 피해서 산 꼭대기에 요새와 같은 형태의 교회를 만들었습니다. 교회와 더불어 내부에는 박해를 피할 임시 피난소의 역할을 위한 시설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 사람이 피난시 머무르며 먹을 식사를 위해 대형 주방(빵굽는 오븐)이 있었습니다. 또 외적(박해자들)이 처들어 올 때 망을 보고 또 방어가 용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요한의 기념교회는 현재도 그리스정교회가 수도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옛날에 사용했던 교회 용품을 전시한 박물관으로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일행은 버스를 타고 내려오면서 산 중턱에 있는 사도 요한의 동굴을 순례했습니다.
우리는 자연 동굴 그대로의 모습을 기대했으나 동굴을 둘러싸고 건물을 세우고 기념관처럼 꾸며놓아서 조금은 실망하는 듯한 분위기를 가지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입구를 지나 계단을 따라 동굴 앞에 가 보았습니다. 사도 요한이 유배자로 밧모섬에 와서 18개월 동안 섬에서 감금생활을 하는 동안 이곳 동굴에서 머리를 대고 기도하던 바위와 기도하다가 일어설 때 손을 잡았던 바위, 그리고 주님의 계시를 받고 요한계시록을 받아썼던 곳에 표시를 해 놓고 기념하게 하고 있습니다.
2천년 전 주님이 사도 요한에게 계시하셨던 그 자리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고 감격이 몰려왔습니다. 마치 지금도 주님이 뭔가 말씀하실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입니다. 기다리는 다른 순례객 때문에 우리는 동굴 안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아쉽게 나와야만 했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사도 요한은 이곳 밧모섬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죽었으나 죽은 후 시신을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도 예수님처럼 죽은 후 부활하여 승천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선착장으로 와서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배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이곳에서 하루를 더 묵은 후, 주일인 내일은 호텔에서 아침에 주일예배를 드리고 에베소교회가 있었던 에베소와 그 지역을 돌아보고 서머나 교회가 있었던 지역을 지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