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집 옆 화단에 포도나무 두 그루를 심었습니다. 금년에 처음으로 열매를 맺었는데 굉장히 많은 포도가 달렸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포도나무에 새들이 들락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혹시나 싶어 살펴보았더니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채 익기도 전에 새들의 밥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너무 아까운 생각에 아직 완전히 익지 않았지만 부랴부랴 남아 있는 포도를 모두 땄습니다.
아깝기는 플러싱 선교관에 심은 해바라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금년 봄에 플러싱 선교관에 해바라기를 심었습니다. 탐스럽게 잘 자라서 어떤 것은 어른 얼굴만큼 큰 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모든 해바라기 씨를 모으면 아마도 한 말 이상을 거둘 것처럼 기대가 되어졌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새들이 모두 쪼아먹고 빈 껍데기만 흉물스럽게 남았습니다. 새들이 참으로 야속하게 생각이 되어졌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천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마 6:26)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인 내가 고작 잃어버린 포도 몇 송이와 해바라기 씨 때문에 속상해 했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 나의 생명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나의 모든 필요를 넉넉히 채워주시지 않겠는가? 자문자답을 통해 스스로를 안위(安慰)하게 되었습니다.
주후 2012년 9월 16일
임병남 목사
(뉴욕평화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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