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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07월28일 07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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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동화]기도의 천사
 ‘기도의 천사’는 또영이 돌잔치 때 목사님께서 선물해주신 특별한 인형이에요. 이 인형은 아픈 사람을 보면 양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해 준대요. 지금 ‘기도의 천사’는 수술 침대에 누워 있는 또영이의 손을 꼭 잡고 기도하고 있어요.

이제 또영이는 막 심장 수술방 안으로 들어갔어요. ‘기도의 천사’는 또영 엄마의 벌렁이는 품에 안겨 천천히 또영이가 입원해 있던 병실로 왔어요. 또영 엄마는 흐르는 눈물을 애써 삼키며 주섬주섬 짐을 챙기셨어요. ‘중환자 대기실’로 또영이의 짐을 옮겨야 했거든요.

 이웃 병실에 있는 가희 엄마가 들어오셨어요.

 “너무 걱정마세요. 잘 될 거예요.”

울먹이는 또영 엄마의 등을 다독여 주던 가희 엄마는 ‘기도의 천사’를 또영이의 짐가방에 넣어주려 했어요. 이때, 풍선을 든 채 휠체어에 앉아있던 가희는 풍선을 버리고 ‘기도의 천사’에게 손길을 뻗쳤어요.

“엄마, 나 저 인형 줘.”
“안 돼, 또영이 꺼야. 네 것도 있잖아.”
“잉잉, 싫어. 나 저거 가질래.”

자꾸자꾸 보채는 가희에게 또영 엄마는 쓸쓸히 웃으시며 ‘기도의 천사’를 건네줍니다.

“그래, 잘 가지고 놀다가 또영이 수술 끝나면 돌려줘야 한다. 또영이는 늘 그 인형을 껴안고 있거든.”

가희는 생글거리며 ‘기도의 천사’를 침대 머리맡에 앉혀 봅니다. ‘기도의 천사’는 ‘흐유! 다행이다.’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깜깜한 짐가방 속에 갇혀 있는 것보다는 다른 친구들을 만나 보는 게 더 좋았거든요.

 ‘기도의 천사’는 이곳 병실 친구들의 모습을 두리번두리번 살펴보았어요. 또영이와 함께만 있던  ‘기도의 천사’에게 이곳 병실 친구들의 아픔은 또하나의 새로운 발견이자 기도거리였어요.

창가 침대에 앉아 그림책을 보고 있던 재곤이가 “캑캑캑캑 캑캑캑…”계속하여 기침을 했어요. 재곤이는 폐렴으로 입원한 지 2주일이 지난 네 살짜리 남자 아이에요. 재곤 엄마는 재곤이의 잔등을 ‘퍽퍽퍽퍽’ 소리가 나도록 힘껏 두드렸어요. 손을 둥글게 모으고 힘차게 두드려야 폐에 붙어있는 지저분한 가래가 떨어져서 하루빨리 병이 나을 수 있대요.

‘기도의 천사’는 입을 씰국씰룩이며 열심히 기도했어요.

“하느님, 제발......”

재곤이의 기침이 멎는 듯하자 이번에는 재곤이 앞에 누워 있던 유명이가 칭얼칭얼 울어댔어요. ‘가와사키’라는 무시무시한 열병으로 입원한 지 삼일 된 유명이는 입술에 온통 보라색 물감을 칠하고 있었어요. 열이 섭씨 40도 이상 나면서 입술이 터져서 보라색 약을 바른 거래요.

‘기도의 천사’는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또다시 입을 씰룩이며 기도했어요.

“하느님, 간절히......”

병실 문 쪽에  앉아 있던 미나는 내일이면 퇴원하는 여섯 살 난 여자애입니다. 텔레비전 만화를 틀어 달라고 엄마를 조릅니다. 미나 엄마가 텔레비전을 틀자마자 세계 뉴스를 진행하는 채널에서 아나운서의 음성이 크게 울려 퍼집니다.

‘어린이에 대한 항생제 남용의 위험’ 이라는 큰 글씨에 병실 보호자들의 눈길은 일제히 텔레비젼 화면으로 옮겨졌어요.
“미국 테네시주에 사는 쇼나 리틀존의 뇌의 기능은 새로운 항생제를 투여한 지 몇 시간만에 세균성뇌막염으로 정지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 년 동안 아이를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 있는 소희 엄마가 담담하게 말합니다.

“우리 소희도 좋아져서 입원실로 올라왔었거던. 그런데 그 다음날 다시 나빠져서 중환자실로 내려간 게 지금까지야. 항생제를 너무 많이 써서......”

소희 엄마의 말을 다 들은 엄마들의 얼굴빛은 점점 무거워졌어요.

 어! 수술실로 내려갔던 또영 엄마가 오시네요. 또영이의 수술이 끝났나 봐요.
 ‘기도의 천사’의 큰 눈은 더욱 똥그래졌어요. 또영이의 수술 결과가 궁금했거든요.

“또영이 수술 잘 끝났대요?”

가희 엄마가 먼저 묻습니다

“네, 지금 중환자실로 옮겼어요. 언제 깨어날지 모르니까 두고 보자고하네요.”

또영 엄마는 초조한 빛을 감추시며 구원이라도 요청하듯 ‘기도의 천사’에게 눈길을 줍니다.

“가희야, 다 갖고 놀았니?”

가희는 마지못해 ‘기도의 천사’를 또영 엄마에게 내밀었어요.

“가희야, 아줌마에게 고맙다고 인사해야지?”  

 샐쭉한 낯빛으로 ‘기도의 천사’만 바라보는 가희에게 또영 엄마는 손을 흔들고, 병실 문을 나섭니다.

 ‘기도의 천사’는 여러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또영이의 품에 살포시 앉은 채 고요히 눈을 감고 기도합니다.

“하나님, 너무 많은 어린이들이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리고 있어요. 이 가엾은 어린이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게 도와주셔야 해요. 꼭이요 꼭! 그리고 내 짝궁 또영이도......”


www.KidokNews.net
<동화작가 이주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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