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며
곽상희
나는
내 속에 아득 깃들어 있는
너를 기다린다
조금 전 하늘에서는
너의 살점 뚝뚝 뜯어내듯 함박눈이 쏟아졌다
지금 뜬금없이 네가 가버린 저녁 하늘
저 편 어딘가에서는
붉은 장미꽃의 잔치가 한창일 것이다
흰 복사 꽃 등불이 꺼진 이 편 하늘이
누군가를 위해 앓고 있다
한평생 말 못하는 벙어리의 가슴
저랬을까,
배달부가 미처 끝내지 못한
내 우편함 속에는 너를 기다리는
내 편지들의 눈물방울이
장미를 피우기 위해
가시기둥을 만들어
가즈런히 땅으로 내려와 꽂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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