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단장들이 한국교회가 사용 중인 ‘21세기 찬송가’를 전면 포기하고 9월 교단 총회 전까지 새로운 찬송가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이 현장의 혼란을 무릅쓰고 새 찬송가 출시를 선언한 것은 (재)한국찬송가공회가 법적 문제로 찬송가 출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예장 통합 합동, 기장 기감 기성 기하성 기침 루터회 등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에 소속된 12개 교단장은 26일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모임을 갖고 찬송가 제작의 당위성과 향후 제작 일정을 밝혔다.
김용도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 공동회장은 “(재)한국찬송가공회가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저작권과 재산을 승계 받지 못했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으며, 충남도로부터 재단법인 설립마저 취소당했다”면서 “만약 충남도와 벌이는 소송에서 공회가 패소하면 법인은 해산되고 공회의 모든 재산은 동결된다”고 지적했다.
김 공동회장은 “(재)한국찬송가공회가 제작한 ‘21세기 찬송가’는 해외 찬송 21곡에 대해 1년간 4억8000만원의 저작권 사용료를 지불하는 등 국내외 찬송에 거액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며, 소송에 따라 찬송가 출판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면서 “새로 찬송가를 만들면 저작권과 출판권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 법인 한국찬송가공회 강승진 총무는 “새로 출시될 찬송가는 530곡 분량으로 2006년까지 23년간 사용된 ‘통일찬송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면서 “지난 6월 편집을 마치고 현재 검수 작업 중에 있으며, 오는 9월 교단 총회 때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총무는 “신앙전통 전승 차원에서 옛 가사는 그대로 보존하고 통일찬송가의 애창곡은 장수를 일치킬 것”이라며`“저작권 문제가 없는 무상 사용곡을 원칙으로 하며 예배찬송과 별도로 70곡의 집회 찬송을 수록할 예정이고 예배와 교회력에 따른 분류도 새로 한다”고 밝혔다.
이날 교단장들은 (재)한국찬송가공회 관계자들의 반성을 촉구하고 한국교회 성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교단장들은 “지금의 불미스런 사태는 교단 뜻을 거슬러 (재)한국찬송가공회를 설립함으로 발생됐으며,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잘못을 시인하고 모든 소송 중단과 함께 자숙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봉헌돼야 할 찬송이 저작권료 징수대상이 되고 수많은 법적 다툼의 대상이 된 데 큰 슬픔과 우려를 표한다”면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 찬송가 제작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