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노래
주님, 이른 아침 베렌다 뒷뜰에 나가보니
저 만치서 아기 사슴이 가녀린 목을 늘어뜨리며 잔디와 입 맞추는 동안
불쑥 가까운 왼편 무성한 푸른 잎사귀의 나무 밑으로
뚜렷한 흑 무늬의 눈부시게 화려한 아빠 사슴이 팡파레처럼 나타나
무언의 메시지를 한없이 나무에게 올려 보내고 있네요…
주님, 이 아침이 바라만 보아도 온통 축복이네요!
살랑이는 푸른 나무들과 좌우에서 요들송처럼 비상하며
쾌청하게 지저귀는 희고 검은 새들의 발랄한 생기…
주님, 역사가 흐르고 시대가 면면이 이어져도
지금 바라보는 대로 보이는 이 자연속에서
옛 시인들과 소년들과 연인들 그리고 어른들과 약한이들은
이와 같은 아침을 맞고 하루의 경건을 기도했겠지요…
또 오고 오는 세대 속에서 얼마나 많은 방랑자들과 은둔자들이
그네들의 평생을 눈물로 좇으며 기다려 오신
사랑의 아들, 그의 나라 그 기이한 빛속에서
참회의 눈물로 안식의 두 손을 꼬옥 모았을까요…
주님, 하 세월 풍상 속에서도 늘 유구한 자연처럼
우리의 심성도 이같이 의연하고 한결같게 하소서
아기 사슴의 보드란 입 맞춤에 깨어나는 아침 잔디의 이슬처럼
우리의 속사람이 날마다 새로워지게 하시고
아빠 사슴의 사랑을 위한 진취적인 열정과 숨은 배려처럼
우리의 인격이 점점 진실되고 성실하게 하소서
아, 사랑의 주님!
이 하루 이 아침의 감동이
우리의 아들의 아들, 딸들의 딸에게로 전해져
그네들의 생애가 이 아침의 노래처럼
하늘의 지혜와 계시로 늘 즐겁고 충만하게 하소서.
2011년 7월, 고요한 아침에
박현숙 목사(프린스톤참빛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