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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12월28일 10시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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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19. 때 늦은 공부를 시작하다.(1)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로 온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서 상경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술을 배우고, 일 을 했지만 항상 어떻게 하면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기회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현실이 어려우니까 선뜻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어려웠다. 그런데 그런 중에도 공부할 수 있는 용기를 준 친구가 있었는데 바로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가 서울에서 어려움 가운데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를 다닐 때 공부를 잘 했는데 그만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심으로 역시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하고 형님들이 계신 서울에 일찍 상경한 친구였다. 그 친구 역시도 누님 집에서 기거하고 있으면서 기술을 배우지 아니하고, 신문배달을 하면서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친구는 벌써 중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인천에 있는 고등학교 3학년에 편입하여 다니고 있었다. 그 친구를 보면서 저렇게 어려움 가운데서 공부를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는가?

나도 해 보겠다고 결심하고 양복점을 나와서 그 친구를 따라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 친구와 함께 신문 배달을 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당시는 신문배달 만으로는 학원비를 충당할 수가 없었다. 그 당시 검정고시 학원 한 달 수강료가 3천 원 정도 했는데 신문배달을 하면 2천 원 정도 밖에 수입이 안 되었다. 그러니 학원비도 부족하니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포기하고 다시 양복점에 들어가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형님들이 도와주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그 당시 형님들은 내가 공부하는 것을 원하기는 하셨지만 도와줄 수 없는 형편이니, 이제 양복기술을 어느 정도 습득하고 기술자가 되었으니 공부하는 것은 늦었으니, 공부하는 것을 포기하고 돈 버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하시고 계셨다.

그러나 언제까지 공부하는 것을 미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20살이 되었을 때에 결단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친구들은 벌써 대학교에 진학을 했을 때였다. 고생했던 친구도 감사하게도 일류 대학에 합격하여 다니기 시작하고 있었다.

결국 공부하는 것을 결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형님들께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형님들도, 형수님도 반대를 하셨다. 지금까지 기술을 배우느라고 고생했는데, 이제 기술자가 되어서 월급도 괜찮게 받을 수 있는데, 지금 와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어떻게 공부를 하려고 그러느냐고 반대를 하셨다.

그러나 한 번 마음먹은 결심을 포기 할 수 없었다. 결국 형님 집에서 나와서 친구의 소개로 종로 2가에 있는 종합학원에 중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교무실에 사환으로 취직을 했다. 월급을 받는 정식 직원이 아니고 학원사무실에서 강사들의 심부름을 하는 사환이었다.

그곳에서 사환으로 일하면서 수업이 끝나면 칠판을 닦고, 정리하고, 청소하고, 사무실에서는 심부름을 하는 일을 하면서 틈틈이 교실에 들어가서 강의를 들으며 학원비를 납부하지 않고 공부를 하게 되었다. 학원 사무실에서 숙식을 하면서 공부를 했던 것이다.

학원에서 공부할 때 동생도 몇 째 동생뻘 되는 중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공부할 때는 창피하기 그지없었다. 스무 살이 넘은 청년이 어린 학생들과 같이 공부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공부 한다는 것이 보람이 되었다. 비록 먹을 것을 재대로 먹지 못하고 잠자리가 불편했어도 하고 싶은 공부를 한다는 것이야말로 어디에 비길 수 있었겠는가?

학원에서 2년 정도 기거를 했는데 거의 2년 동안 매 끼니를 라면으로 주식을 삼았을 정도였으니 그 때의 배고픔과 고생이 지금은 추억이 되지만 그 당시는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시간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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