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어디가 너의 고향이던가
어제는 검은 옷의 찡그린 얼굴로 사람들의 발걸음 무겁게 하고 오늘은 흰색 저고리에 쪽빛 하늘 걸치고서 다가왔으니 베일에 가려진 너의 본심 도무지 알 수 없구나
솜사탕처럼 사뿐히 다가와서 손 내밀면 사라져버리는 너는 따가운 볕도 치맛자락 펼쳐가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더니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아니하고 어느새 바람 따라 훌쩍 길 떠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