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중고 복사기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고장이 나고 말았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 고치려고 시도했지만 수리를 맡기기엔 안심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해당 장비를 생산한 회사에 수리를 의뢰하기로 결심하고 회사에 직접 문의했습니다. 그랬더니 가까운 수리 딜러 업체 하나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 업체는 복사기 수리도 하지만 주로 사무기기를 리스해 주는 회사였습니다.
수리를 의뢰하기 위해서 연락을 했더니, 부사장 겸 세일즈맨이라는 분이 왔습니다. 그분의 얘기는 제가 복사기를 잘 못 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제가 산 모델은 고장이 많고 또 수리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회사가 만든 실패 모델들 중 하나로 취급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업체는 제가 산 모델은 단지 5대 밖에는 리스를 해 주지 않았는데, 그것도 고장이 자주 나서 골칫덩어리라고 말했습니다. 아무튼 중고이지만 돈을 꽤 주고 산지라 버릴 수 없어서 수리하기로 결심하고 그 업체에 수리를 의뢰했습니다.
며칠 후 그 업체에서 보낸 수리 기술자가 나왔습니다. 약 30-40분가량 기계를 점검했습니다. 저는 어디가 고장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모니터에 뜨는 에러 코드 기록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금까지 복사기를 사용한 모든 기록들이 다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복사한 기록 뿐만 아니라 종이 쨈과 에러 사인이 났던 것까지 모두 기록되어 있어서 마치 비행기의 블랙박스와 같은 장치가 있었습니다. 그 기술자의 설명은 제때 파트를 교체해 주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었습니다. 2007년 4월에 퓨저(Fuser) 고장(Error) 사인이 떴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그냥 사용했기 때문에 퓨저를 비롯해서 드럼과 디벨롭퍼, 토너 등을 전부 교체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파트 값만 3천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기술자는 저에게 에러 싸인이 주는 의미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었습니다.
에러 싸인은 기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신체에도 중요합니다. 몸에 이상이 있을 때 즉시 고치지 않으면 병을 키우게 되고 합병증까지 생겨나서 나중에는 영영 치료가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영혼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혼의 건강에 이상적 징후가 포착이 된다면 즉시 치료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후에 더 큰 해를 입게 됩니다. 말씀이 들리지 않는 다든지, 기도가 되지 않는다든지, 기쁨이 사라진다든지, 속에서 자꾸 화가 치밀어 올라온다든지, 성도와의 교제가 꼬인다든지, 교회에서 하던 봉사 일을 갑자기 놓고 싶다든지, 심지어는 교회 가서 예배하는 것조차도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면, 이것은 분명 신앙의 에러 싸인 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에러 싸인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고쳐야 합니다. 스스로 고칠 수 없다면 전문 기술자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전문 기술자는 주의 사역자들이 아닐까요?
임병남 목사
뉴욕평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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