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담으면 물컵 곡식을 담으면 뒤주 꽃을 넣으면 화병이라 부르고 떡을 찔 때면 시루라고 부르나니
큰 그릇 작은 그릇
넓은 그릇 좁은 그릇들
손으로 빚어진 모습 그대로
자신의 역할이 정해져 있고
모양과 크기가 같을지라도
그 속에 무엇이 있냐에 따라
그 가치 또한 결정되나니
장독에서는 장 냄새
술독에서는 술 냄새가 흘러나고
사람도 마음의 그릇에
사랑을 넣으면 사랑이
미움을 넣으면 미움이 나오고
소망을 넣으면 소망도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