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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12월28일 07시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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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 목사(?)
 

“농사꾼 목사라니 도대체 어떤 목회자이기에 목사가 목회는 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가?”라고 의아해 하실 것입니다. 농촌에서 목회 사역을 하다 보니 부득불(?) 성도님들의 농사일을 거들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한창 모내기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입니다. 그런대 40대 중반 집사님께서 바쁜 모내기철에 몸이 불편해서 병원에 10여일 정도 입원을 하신 것입니다. 그런대도 차도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퇴원을 해서 다른 종합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본 결과 한 쪽 귀에 이상이 생겨 몸이 균형을 잡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병원에서 진찰 결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절대로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몰론 목사가 병원에 보호자로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진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분의 약을 처방받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논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모내기 준비를 해야 되는데, 논갈이만 해 놓았지 다른 준비는 전혀 하지를 못한 상태에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모내기를 한창 진행 중에 있는데 의사 선생님은 절대로 일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였지요. 상황이 난감한 것입니다. 다행히 집사님께서 트랙터를 소유하고 있었기에 다음날 아침 일찍 집사님 댁으로 가서 트랙터 운전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집사님께서 ‘목사님이 어떻게 트랙터를 운전할 수 있느냐?’고 하셨지만 그래도 가르쳐 달라고 해서 잠시 운전하는 방법을 배워서 트랙터를 운전해서 집사님 논으로 가서 로터리 작업을 했습니다. 오래전에 경운기로 농사를 해본 경험이 있었지만 트랙터를 이용하여 로터리 작업을 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서툴지만 그래도 해볼 만했습니다.

문제는 숙달이 잘 안되어 논바닥을 모내기를 하기에 알맞도록 정리를 잘해야 했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습니다. 트랙터로 로터리 작업을 할 때는 앞만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트랙터 뒷부분을 돌아보면서 해야 되기 때문에 하루 반나절 일을 했더니 온몸이 몸살이 날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게 모내기를 할 수 있도록 약 삼천여 평의 논을 정리를 해 놓았습니다.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트랙터를 운전하니 마을 분들이 누가 저렇게 트랙터를 운전하나 했다고 하셨습니다. 교회 목사인 줄 알고 목사님이 어떻게 트랙터를 운전하시느냐고 인사를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제 2, 3일 있으면 모내기를 해야 하는데 역시 목사가 이양기로 모를 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집사님께서 제대로 걷지를 못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목사가 모내기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양기 사용 방법을 배워야 하겠지요.

“왜? 다른 이웃들이나 다른 성도님들이 도아주면 되지 꼭 목사가 나서서 그러느냐?”라고 하실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대 지금이 한창 모내기철이라 본인들 모내기에도 일손이 모자랄 때인지라 이웃집까지 돌아볼 여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목사가 나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장로님 가정에 고추 심는 작업을 한나절 도와드렸습니다. 아내는 하루 종일 고추 심는 일을 돕고 나서 며칠 동안 끙끙 앓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왜? 고생을 사서 하느냐? 성도들 농사일을 도와주면 버릇이 된다. 또 도움을 받지 못한 성도는 시험에 든다. 그러니 아예 아무리 바빠도 못 본체 해야 된다.”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주장도 맞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험 드는 분들도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만 못 본 척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농촌 목회자의 고민입니다. 비록 시험 드는 분이 계신다 할지라도 어려움을 돌아보는 것이 당연한 도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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