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길을 가다가 지나온 먼 길과 마주쳐
낙엽마저 사라져 흙이 되어버린 아침,
조만간 눈이 오게 될 12월의 하늘을 올려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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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친밀함을 잃어버린 신부(新婦)
그 오랜 외로움의 죄(罪)였다는 것을,
그리하여 성숙의 기회를 박탈당한 술람미
그 오랜 돌봄없는 천진(天眞)의 죄(罪)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또 순종을 배우지 못한 누이
그 오랜 자조(自嘲)의 방랑이었다는 것을,
그 미명(未明)의 눈동자는 매일처럼 새롭게 날 깨우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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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온 후의 하얀 세상을 나는 어쩌면 꿈 꿀수 있을까...
서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어려워 보이면 도와주고 싶어하고
넉넉해 보이면 나누자고 조를수있고
약해 보이면 깨끗한 손으로 일으켜주고
잘못이 있으면 깨닫게 하고
그래도 말 안들으면 밤새워 혼을 내주고
상처를 입혔으면 진심으로 사과하게 하고
잘 했으면 칭찬해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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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하얀 마음의 하얀 세상을
나는 아직도 꿈을 꾸는지 몰라
오늘도 길을 가다가
하얀 눈물의 하얀 기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