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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12월28일 02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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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치는 베토벤
요번 여름방학 동안엔 큰 아이 덕분에 프린스턴 도서관엘 자주 드나들게 되었다. 그러다가 참으로 럭키하게 우연히 한국 소설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껏 평생 읽은 소설책이 동서양 합쳐 겨우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 할정도로 소설엔 퍽 무관심하게 살아온 편이었다.
 
그러다 십여년 전 부터 한국 소설이 읽고 싶어졌는데 여건이 여의치 않아 가끔 포트리 쪽에 나갈때면 서점에 들러 눈에 띄는 소설의 제목들과 서평들을 훑어 보면서 요즘 한국 사회의 정신적 동향을 가늠해 보곤 하던 차였다. 
 
골라 집은 책은 '공 지영'이란 작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들"이라는 소설이었는데 틈틈히 사흘동안 완독을 하게 되었다. 참으로 흥미진진한 소설적 구성과 작가의 심도있는 통찰로 진짜인 듯한 가짜 이야기들로 점철된 삶속에서, 가짜 인듯한 '진짜 이야기'를 헤집고 들춰내고 있는 작가의 헌신된 관심과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밀도있고 따스한 사랑에 공감되어 가슴 뭉클한 감동과 아울러 큰 도전이 되었다.
 
소설은 자기 발설이고 자기 토로이고 자기 해소이지만, 복음전도는 자기 부인이고 자기 헌신이고 자기 극복이기에 더 한 차원 높은 것이고 더 가치있는 일이라고 구분했던 과거의 기준에 큰 혼란이 올만큼, 목하 교회사회의 현실에 비추어 볼때, 참된 신앙인의 근본적 자세를 점검케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설이었다.  
 
'진짜 이야기'란 타인에 대한 관심과 돌봄을 기반으로 각기 다른 모양과 차원의 삶속에서 감춰진 공통 분모를 발견하여 소통하고 교통하는 인간애를 구축하는 과정속에서 본질적인 가치회복에 대한 진실한 희구를 담은 메시지이다. 
 
이 세상엔 어디서나 각기 다른 모양과 차원, 즉 깊고 얕음과 높고 낮음과 더 하고 덜함이 있게 마련이다. 세상의 집단적 다수는 그러나 '깊은 것'과 '더 한것'에 관대하지 못하다. 신앙세계 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문제는 다름에 대해 가장 인색한 세계가 아이러니컬하게도 신앙세계라는 데 있다다름을 바로 틀린 것으로 정죄하는 오만과 편견이 신앙세계 안에 지주처럼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가치체계 안에서 '깊은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며, '더 한것' 또한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인간세상에서 차별 혹은 서로 다름에 대한 이런 거부적 반응은 생존의 법칙과도 연관되어 있기에 어쩔수 없다고 한다그래서 주님마저도 세상의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셨던가
   
성경은 진리의 총체이고 진리의 기준이며 진리의 본체이지만 즉 생명나무이지만, 선악과의 후예인 우리에게 와서는 여전히 진행형일수 밖에 없다고 본다. 생명나무가 선악과 나무에 덧 씌워질수는 있어도 우리 안에 선악과 나무의 뿌리를 온전히 자를수는 없다. 그러기에 우리가 무엇을 정죄하고 결정적으로 판단하게 되면 선악과 나무에 비료를 주게되어 생명나무는 순간 사그라지고 마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선악과를 먹은 조상의 후예인 우리란 이처럼 조심스럽고도 정말 조심스런 존재인 것이다. 
 
성경의 말씀은 누구나 동일하게 읽을 수 있는 텍스트이고, 우리의 구원은 동일한 신앙고백으로 받을수 있는 것이지만, 또 성령의 역사는 한 곳에서 다수에게 동시에 일어날수 있지만, 각인에게 역사하는 내용은, 각 사람의 개성과 삶만큼이나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아주 유독한(unique) 개별적인 성질의 것임을 우리는 이해하고 수용하고 존중해야 한다. 선교도 목회도 은사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요즘 우리는 복음전파를 위하여 힘을 다하여 수고하는 형제들에게 당신들 사역의 성경적인 근거와 토대, 성경적인 모티브를 대라고 따지거나 너무 구약적이라고 불평하거나 당신들의 생각만이 땅끝이냐고 또는 종말론이 틀리다고 또 당신들의 구원만이, 당신들의 성령만이 별개냐고 하면서 교회가 교회를, 교회가 선교사역을 공격하는 시대에 살고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성경으로 성경을 공격하는 듯한 자기 모순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 어찌 생명 나무로 생명나무를 공격할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런 환경에선 뭔가 다른 나무가 있는 것임을 우리는 스스로 빨리 알아차려야 하지 않을까? 결국 공격하는 주체는 생명이 아니라 결국 어떤 가설이며 어떤 이론이기가 쉬운 것이다.
 
일견 논리적으로 정연해 보이는 듯한  공격용 이론의 배후에는 그 계보가 창세기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 세력이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될것이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 3:5)" 이처럼 조목조목 논리 정연하고 설득력있게 진리의 본체를 꿰뚫는 듯한 말로 진리를 부인하고 진리에 대적하는 최고의 이론가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교회 사회안에서 자기(self)와 비 자기(non-self)를 구분 못하는 이런 기이한 현상은 바로 인식의 오류에서 생기는 것인데, 이의 근본적 이유는 성경을 읽지만 성경을 체험하지 못하고 성경을 알지만 성경의 역사를 실감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것이다. 부차적 이유로는 본질과 현상에 대한 혼동, 텍스트와 콘텍스트의 잘못된 적용,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에 대한 오류적 분석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요컨데, 성경과 성령, 말씀과 성령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인 것이고 동시에 역사하신다.  본질은 그리스도이며, 선교도, 성경의 이해도, 정치역사적인 안목에서의 구속사적인 이해도, 다양한 종말론적 해석도 다 현상과 콘텍스트 선상에서 다루어져야 마땅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러한 인식의 오류가 가져오는 위험은 영적인 면역체계에 교란을 가져와 교회 사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의학적으로 자가 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이란
 안의 면역세포가 안에 침투한 병균이나바이러스만을 공격하지 않고, 갑상선세포와 같이 호르몬을 빈번하게 생성하고 적절하게 배출하는 기관을 외부에서 적으로 알고 오인공격하여 파괴시키는 질환이다자가면역 반응은 생체방어에 실패를 가져와 개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세포의 순환과 항상성 유지를 불가능하게 하여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마저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편, 정신신체 병리학적으로는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하여 가동되는 비정상적인 방어기제인 자학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영적인 면역체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 스스로가 자신을 겸손히 비우고 정결한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이십시간 주님과의 교제를 사모하기를 등한히 할 때, 이웃에 대한 애틋한 관심과 돌봄으로 한발한발 나가는 대신에, 다른 사역의 이해를 어떤 조직과 계열적인 코드로 접근하고 해석하고 상대하려 할때 결과적으로는 신앙 사회안에 오인공격과 자기 파괴를 가져올수 있다는 교훈을 얻어야 할것이다.  
 
어떤 한국의 한 대중음악 피아니스트는 누구나 다 똑같이 치는 베토벤을 거부하고 나만이 치는 베토벤을 사랑한다며 자기만의 테크닉을 구사하여 연주한다고 한다. 그는 베토벤 악보를 읽는 것이 아니라 베토벤을 체험하는 것이리라...그는 또 "문화와 예술에는 100점도 없고 1등도 없다. 그저 잘 하는 것, 감동이 있는 것, 끝까지 살아 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고 한다. 신앙인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우리가 교회 사회의 열정적인 갑상선 세포를 오인하지 않고, 또 교회사회에서 다르게 치는 베토벤 연주자를 수용하고 존중할때, 문 유정과 윤수가 나누었던 영혼의 공명이 진짜 이야기가 된 것처럼, 우리도 주님 안에서 본질을 공유하는 형제 자매로서 진짜 이야기를 나누며 열심히 감동있게 그리고 끝까지 잘 살아갈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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