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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12월28일 02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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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드리는 고구마

샘물은 땅속 깊숙한 곳에서 솟아나는 깨끗한 물입니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을수록 더 맑고 깨끗한 물이 나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마음도 깨끗하고 상큼한 샘물처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교시절 산골에는 아직 화전민들이 살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 동네 사는 친구들은 시오리에서 이십 리나 되는 길을 걸어서 면소재지에 있는 학교를 걸어 다녔습니다. 그래서 비나 눈이 많이 내리면 길이 끊기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못하는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 방학이 가까운 추운 겨울날의 일입니다. 그때도 우리는 평상시처럼 활활 타는 난로위에 도시락을 층층이 쌓아 넣고 혹시라도 내 도시락이 너무 높은 곳에 있지 않나 공부보다도 도시락에 더 정신이 팔려 당번에게 도시락을 바꾸라는 신호를 주면서 4교시 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밤새 내린 눈으로 산동네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못하여 교실의 여기저기가 비어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면 그 누구도 이 눈길을 헤치고 학교에 오는 친구가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운동장을 가로질러 산동네 한 친구가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 모두의 눈은 일제히 칠판에서 눈이 내리는 창밖으로 향했습니다. 하연 눈사람 같은 친구는 점점 가까이 오더니 드디어 눈을 털고는 옆으로 미는 미닫이문을 드르륵 열고는 교실로 들어 왔습니다. 우리는 너무 뜻밖이라 아무도 어떻게 왔느냐고 묻지도 못했습니다.

우리보다 더 놀라신 선생님은 하dis 백묵가루를 채 털지도 않은 손으로 그 친구의 손을 잡으며 따뜻한 난로 곁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 때 그 친구는 가슴속에서 보자기로 정성껏 싼 고구마를 꺼내며 말했습니다.

친구의 어머니는 전날 저녁 내일 고구마를 삶아 줄테니 학교에 갈 때 선생님께 갖다 드리라고 하셨답니다. 어머니의 이 말을 들은 친구는 내일 선생님께 고구마를 드릴 기쁨으로 잠도 자지 못했답니다.

그러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보니 눈이 너무 많이 와 학교에도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어머니를 졸라 고구마를 삶아달라고 매달렸습니다. 아들의 성화에 어머니는 분이 많이 날 것 같은 고구마를 골라 삶아서 정성껏 싸주셨습니다. 이렇게 친구는 고구마 보자기를 들고는 책보에 넣어 뒤에 메자니 고구마가 식을 것 같아 고구마 보자기를 가슴에 품고 눈길을 헤치며 십 여리 길을 달려 온 것입니다.

이 말을 들고 있던 우리들은 어느 누구도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눈가에 흐릿하게 맺힌 눈물 속으로 선생님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고,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정성이 담긴 사랑의 고구마.

아직도 친구 가슴의 따뜻함이 남아있는 고구마를 우리 모두에게 나누어 주시는 선생님의 손끝이 내내 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정성의 고구마는 우리 반 아이들 모두에게 영원히 잊혀 질 수없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따뜻한 정성이 담겨 있는 고구마를 선생님께 드리는 우리 친구와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대한다면 우린 영원히 하나님 사랑 가운데 사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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