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어느 왕이 만나는 신하마다 먼저 공손히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그러자 한 신하가 그 왕에게 말했다. “사람의 몸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이 머리이고, 나라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 왕이시온데 어찌하여 왕께서는 머리를 함부로 숙이시어 스스로 자신을 모욕하십니까?”
그러자 왕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 신하를 조용히 불러 고양이의 머리와 말의 머리. 사람의 해골을 주면서 속히 시장에 가서 팔아오라고 명했다.
신하가 그것들을 들고 시장에 가서 외치니, 한 사람이 고양이 머리를 문에 매달아 놓으면 쥐가 없어진다고 사갔고, 또 한사람이 와서 말 머리를 문에 달아두면 병이 낫는다고 사 갔다. 그러나 해가 지도록 사람의 해골을 팔지 못하였다. 하는 수 없이 신하는 해골을 들고 왕궁으로 돌아 왔다.
이를 보고 왕은 웃으며 신하에게 물었다.
“사람의 머리가 귀하다더니 왜 귀한 것을 못 팔고 도로 가져왔느냐?” 신하가 대답을 못하자 왕이 다시 말했다.
“사람의 머리가 귀하다 함은 선을 행하고 겸손하게 예의를 지킴으로 귀하다는 것이 아니겠느냐? 내가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것은 내 머리로 하여금 존귀케 하려 함이니라.” 그러자 신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1982년 1월13일 추운 겨울 날 워싱턴 내셔널 공항에서 막 이륙한 에어 플로리다 여객기가 꽁꽁 얼어붙은 포토맥 강에 추락하여 78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블랙박스의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기장과 부기장의 내용은 이렇다.
부기장: 부장님 저기 뒤쪽에 얼음이 맺혀있어요. 잠시 날개 상판을 살펴보시죠.
기장 : 안 돼, 곧 이륙해야 돼
부기장: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요.
기장 : 괜찮다니까.
부기장 : 그래요, 괜찮을지도 모르죠.
부기장 : 기장님, 비행기가 추락하고 있어요.
기장 : 나도 알아
블랙박스에 담긴 기록에 의하면 부기장의 완곡한 문제 제기를 기장이 자기의 권위로 묵살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 만일 기장이 부기장의 말에 귀 기울였렸면 참극은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
조종사들이 기장(Captain)의 권위에 짓눌려 제 역할을 못하는 현상을 캡티니티스(captainitis)라고 한다. 사회생활에서도 이런 현상은 일어난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윗사람에게 조언을 해도 듣지 않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남의 말에 귀 기울지 않고 자기 권위만 내세우는 독불장군이 많은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명한 왕처럼 겸손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면 자신도 살고 남도 살릴 수 있다. 스스로 유능하다고 믿는 리더일수록 “입 닥치고 나를 따르라”고 윽박지른다.
미국의 명문 아이비리그 출신 졸업생의 38% 이상이 월가에 진출하여 세계의 돈을 주물렀다. 그러나 그 좋은 머리로 결국 자신들만의 돈 잔치를 벌이다 결국 금융대란을 일으키고 말았다. 겸손하지 못한 캡틴에 의해 배가 산으로 가고 말았으니 이제 다른 사람들의 말에도 귀 기울이는 겸손한 리더가 그리운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