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목
자넨 몰랐지
눈부신 함박눈이
자넬 다듬는 은총임을
꽃가슴 다 벗겨진
보잘 것 없는
상망스런 몸뚱어리라고
자네 불퉁거렸나
더 떨 수 없어
시린 발목마저
동토에 얼어붙어
씁쓰레하다고
시리다 못해
마구 떨던 비인 몸
찬바람 사정없이 매질 받아
병추렴에 애옥살이한다고
꿈오라기 하나 없어
줄바람도 새나가는
빈털털이라고
눈더미에 떨려
흘린 수북한
끄덩꾸름 좀 보게
이보게
버릴 것 많은
자네 몰골 봄세
끝물 추위에
미동 않던
얄팍한 자존심 보게
꺾인 가진
자네 상처
부러진 자아 아닌가
다 버려도
남은 네 몸뚱어리
눅잣추려면
남은 자아 깨어져야 해
뗌뗌이 된
자네 몸 덮고
함께 흐느끼던 내 콧물
얼린 땅 녹이는
속울움 되었다고
졸졸 흐른 시냇물이
화답하는 소리 좀 들어 봄세
나는 믿네
자네 몸에 쓰인
명주주름
미어진 무명배 같을 지라도
초록 하늘 부러워할
파란 이파리로 단장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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