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눈 맞으며 편지 쓰다
눈 내리지 않는
새해 새아침
누가 보낸 끝없이 눈 내리는 영상 카드 안에서
나무들 벗은 몸으로 눈 맞으며 엄숙한 편지 쓰네
살아가는 모든 것의 아름다운 사연,
가난한 마을 호롱불 이야기, 사막 이야기
새로 돋아나는 햇살 아래
나무들 수도승처럼 고요히 걸으면서
은빛 종이 같은 새해를, 일년 열 두 달 365일
미리 꿈꾸며 쓰고 있네
눈이 내리고 새들이 나네
부서진 그대 사랑 모우고
무너진 서까래도 반듯 세우네
배고픈 북방 동서남북
마지막 잿불 한 점 날아간 저 불 아궁에는
기적의 불씨 하나 피어날까
아름다운 영상 카드 안에서 눈 맞으며
따뜻해지는
지금은 지상의 깊은 겨울인데
2010 년 새 해!
말 할 수 없도록 감사와 감동 넘치는
티 하나 점하나 없는 청결의 시간, 8760
사랑과 꿈 헌신 열매, 은혜의 보따리
이런 선물 받고 온 몸 부듯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