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矛盾) - 기독뉴스
모바일보기
기독뉴스 개편사이트 안...
2024년 05월 06일
 
뉴스 오피니언 방송사진 커뮤니티 2세뉴스
기사등록 I 독자마당 I 광고후원 로그인 회원가입
뉴스홈 > 오피니언 > 시론/사설
2011년12월27일 23시28분
글자크기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모순(矛盾)
제도와 관례상 시행과 전혀 무관한 공약

모순(矛盾)은 창과 방패라는 한자 합성어이다. 이 말의 유래는 옛날에 중국에서 방패와 창을 같이 파는 상인이 있었는데, 그는 창을 들고서 "자! 이 창은 그 어떤 방패라도 단숨에 뚫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방패를 들고서는 "자! 이 방패는 그 어떤 창이라도 다 막아낼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지나가던 사람이 "여보시오. 당신은 창을 들고서는 세상의 그 어떤 방패라도 뚫을 수 있다고 하고, 방패를 들고서는 세상의 그 어떤 창도 다 막아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 당신의 그 창으로, 당신의 그 방패를 한번 찔러보시오."라고 하자, 그 상인은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못했다는 일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즉 모순이란 어떤 일이나 현상을 보고 이야기 할 때 그것이 이치에 맞지 않을 때 쓰는 말이다.

어제는 대뉴욕지구한인목사회 제38회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과 부회장 선출이 있었다. 그 중 특별히 부회장 선출 과정에서 모순된 일면을 보았다. 대부분 역대 회장들은 부회장으로 있다가 회장이 되어서인지 이번에도 단독 출마한 회장선거에는 사람들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반면에, 부회장 선거에는 2차 투표까지 가서야 당선이 확정되는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투표에 앞서 세 후보는 짤막한 자기 소개와 정견을 발표 했는데, 이미 수차례 언론을 통해서 본인이 부회장에 당선 되면 시행하겠다는 선거공약(?)들을 발표한 상태였다. 즉, 목회자간의 친목과 단합, 목회자들의 영성회복, 목회자 사모에 대한 배려, 미자립교회 목회자 후원, 대외적 강단교류, 이단척결, 선교, 목사회 위상 제고, 유관단체와의 협력 등의 정책과 사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선거공약은 현행 정관이나 목사회의 운영 관례 상 부회장으로 출마하는 사람이 제시할 수 있는 성격의 공약이 결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현행 목사회의 회칙에 따르면 목사회의 부회장은 단지 회장을 보좌할 뿐이며 회장 유고시가 아니면 회장의 권한인 대표권과 업무 총괄권을 가질 수 없다. 또한 운영상 지금까지의 관례를 보면, 부회장은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차기 회장에 당선 되려면 부회장은 임기 동안 숨 죽이고 가만히 있어야 되는 것으로 인식 되어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회장으로 당선 되어도 전혀 시행 할 수 없는 것을 알면서  선거공약을 내 세운다는 것이 “모순(矛盾)”이라는 얘기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이번 총회에 참석한 목사님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부회장을 선출했는가 하는 것이다. 부회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제시한 공약과 출마소견을 보고 선택했다면 모순에 속아 넘어간 것이다. 아니면 공약과 관계 없이 후보와 맺고 있는 개인 관계를 기준으로 선출했다면 후보들은 공약 자체를 들먹이거나 발표할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다.

이러한 모순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회에서는 비록 부결되기는 했지만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출되는 관례를 명문화 하고자 하는 회칙 개정안이 실행위원회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회장선거의 과열을 방지하고 부회장으로 있는 동안 회장의 자격을 보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모순이다. 부회장이 자동으로 회장이 된다면, 과열 선거가 부회장 선거에서 나타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미 경험하고 있는 바이다. 또 다른 모순은 숨죽이고 있어야 하는 부회장 신분에서 어떻게 차기 회장으로서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논리상 공약이나 정책을 가지고 선택할 수 없는 부회장 선거에서 당선 된 사람이 자동으로 회장이 된다면 회장으로서의 정책과 공약을 회원들이 평가할 수 있는 기회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출되게 하는 관례를 유지하거나 명문화 하려면 선거제도만 바꿀 것이 아니라, 부회장이 실제로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회장은 대표로서 상징성을 가지고 대외적인 역할만 담당하고, 실질적인 운영은 부회장이 맡아서 하게 한다든가 말이다. 마치 국가의 총리처럼.

그러나 지금처럼 회장이 대표로서 업무를 책임지고 총괄하는 상태에서는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출되게 하는 것 보다는 능력 있는 인물들이 회장에 직접 출마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대신, 부회장은 회장과 런닝메이트로 출마하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것은 정치제도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이론 상 그렇다는 뜻이며, 목사회 뿐만 아니라, 교회협의회에도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모순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치와 상식과 법과 논리가 기준이 되고 그것이 통하는 사회에서 얘기지, 어디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런가? 이론과 논리로 설득이 되지 않는 그야말로 모순 투성이인 세상인 것을 ...  그래서 목소리를 죽이는 것만이 상책.

임병남 목사 (씨존 편집국장)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 뉴스스크랩하기
시론/사설섹션 목록으로
 

이름 비밀번호
 90317813  입력
댓글콘선택 : 댓글 작성시 댓글콘을 클릭하시면 내용에 추가됩니다.
[1]
뉴스홈 > 오피니언 > 시론/사설
다음기사 : 칭송(稱頌,praise)받는 단체(團體) (2011-12-27 23:29:15)
이전기사 : 바보 노무현, 당신은 정말 바보였습니다! (2011-12-27 23:28:12)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회사소개 보도지침 저작권 규약 이용약관 사업제휴 직원채용 광고후원 기사제보 연락처 don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