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서 목회하는 분이면 대부분 아는 목사이다. 김찬영 목사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분은 원래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그런대로 중소도시에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고통 없고 부족하지 않게 살던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서히 시력이 안 좋아 지더니 마침내 완전 실명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나와야 되고 졸지에 맹인이 되었다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있겠습니까? 본인도 본인이지만 선생님 부인으로 노래까지 꾀꼬리 음성으로 간드러지게 부르는 것을 보면 한때 부부간에 행복하고 성공한 부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가정에 남편이 맹인이 되었다니 눈물과 한숨과 원망으로 충만해야 할 것이고 인생의 삶을 자포자기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을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갈 것입니다. 그런데 그 환경과 절망의 늪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그 교회가 북부시장 사거리에 본향교회입니다.

두 눈으로 잘보고 목회해도 목회가 힘들고 어려움을 겪는데 맹인목회자가 목회를 하니 목회가 잘 될일이 무엇이겟습니까? 왔다가도 가버리고 멋모르고 문열고 들어왔다가 목사님이 맹인이라 가버리고 아마도 내외분은 속이상하고 좌절하고 미워하고 목회의욕마저 잃어버리지 않았을까? 걱정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게 어려워도 목회도 안되고 눈도 안 보이고 세상에 누가 존경해 주지 않아도 두 분이 우울해 하거나 원망하거나 좌절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두 분은 늘 같이 팔짱을 하고 그렇게도 갈곳이 많고 그렇게도 할 일이 많은지 모릅니다.

누가 부탁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일을 찾아 만들어 일을 하는 분입니다. 시골초등학교에 직접찾아가서 아이들에게 카운슬러로서 상담을 하고 거기서 전도하고 늘 같이 다니면서 도란도란 그렇게도 할 말이 아직도 많이 남았나 봅니다. 다른 집 같으면 앞을 못 보는 남편과 팔짱끼고 다니기 조차 부끄러워 할 텐데 김찬영 목사님과 사모님은 전혀 다릅니다.

만사가 다 안풀려도 부부의 신뢰와 사랑전선에 이상이 없습니다. 오늘 부부주일에 김찬영 목사님 부부를 익산땅의 최고의 부부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신혼여행지에서도 갈라서고 사는 이 시대에 이 부부는 결혼서약을 철저히 온몸으로 지키고 있는 부부입니다.

오늘은 왠지 김목사님 부부를 위해 기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