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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n st 동네 공원 벤치에서
정 요셉
따가운 햇살 가리운
도토리나무 그리 매가
고마운 아침 나절
곤한 삶의 짐
잠시 나마
벤치 위에 벗어 놓노라니
새어 든 빛살에
파란 잔디가
싱그럽다.
공원 지기들의 손길
제구실로 피어 나는 꽃
비둘기 떼들 날아와
구 구 거린다.
내 시선 탐조등이 되어도
무슨 상관인가!
잔디 열매를 쪼아 댄다.
허기 때문은 아닐 테고….
윤기 나는 털,
아마 수컷,
한쪽 나래 굽혀 제치고는
옆 걸음으로
아담한 암컷을 맴돈다.
구구구
응하지 않는구나!
구애를 외면 하는 걸까!
안쓰러워 어느새 그 팬이 되었다.
피하는 놈은 예쁜 님 같은데
마다하고 따르는 놈이 나 같이 못나서 그런지..….
필름은 계속 돌아 가
얼마나 되었는지..
근데 이 무슨 낭패인가!
엄마 따라온 세 살 백이
뒤뚱 뒤뚱
그들을 잡으려 하니,
날개 있는 짐승
기기만 할 가보냐!
후루룩 날아들 가버렸다.
탐조등은 꺼지고
빽 에든 찬물을
꺼내 마신다.
마알 간 침묵이
그늘을 덮고 조는데
장이야! 장 받아라!
저 한구석에 둘러 앉은 선배들!
기고 만장한 고함 소리!
맨발로 지나 치던
멍멍이가 놀라
맵살스럽게도 왕왕거린다.
도시락을 먹는 사람
인생 고뇌를 담은 보따리는
뉘 가져 갈세라
벤치 위에 누워 놓고…..
신문을 성경처럼 읽는 사람
두툼한 책갈피를 넘기는 사람!
헝겊 샤핑 빽속에 넣고 온 두 마리 멍멍이!
무엇이 그리 예뻐 쓰다듬는 한국 아줌마!
눈알은 눈깔 사탕 같더라만…..
무겁도록 큰 엉덩이를
보물단지 인양 끌고 가는
스페니쉬 여인!
고슴도치 같은
털보송이 폴랜드 아범!
어쩌면 화장을 저렇게 했는고!
새빨간 루즈
지팡이 짚은 인상 고약한 백인 할머니!
그 곁에는 화장기 없는 간호 보조사!
그렇다ㅣ.
이제 사람도, 시간도, 대소사도….
제법 지나 갔다.
필름도 많이 감겼고…..
사랑스런 그 분 표현대로
머리에 쥐가 나고
다리는 꽈배기 튀김이라
나래 다듬고 휭 나를 때가
되었는데도….
때마침
내려 꽂히는 새 매처럼
짝꿍이 손짓하며 다가온다!
누구의 속
개스 불 위 물주전자 같지는 않지만..
하여튼병원문 녹크 전이니 다행이지….
어언 나무 그늘도 자리를 옮긴 벤치
우두두둑
허리가 신음을 토하는 소리를 들으며
비둘기처럼 나래를 털어 본다.
2012년 7월2일 후라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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