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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Bown st 동네 공원 벤치에서 2012-07-20 18:50:27
작성인
박효섭 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 조회:1330     추천:164
  Bown st 동네 공원 벤치에서

 

                                                      정  요셉

 

 

 

따가운 햇살 가리운

도토리나무 그리 매가

고마운 아침 나절

 

 

 

곤한 삶의 짐

잠시 나마

벤치 위에 벗어 놓노라니

 

 

새어 든 빛살에

파란 잔디가

 

싱그럽다.

 

 

공원 지기들의 손길

제구실로 피어 나는 꽃

 

비둘기 떼들 날아와

 

구 구 거린다.

 

 

내 시선 탐조등이 되어도

 

무슨 상관인가!

 

잔디 열매를 쪼아 댄다.

 

 

 

 

 

허기 때문은 아닐 테고.

 

 

 

윤기 나는 털,

 

아마 수컷,

한쪽 나래 굽혀 제치고는

 

옆 걸음으로

 

아담한 암컷을 맴돈다.

구구구

 

응하지 않는구나!

 

구애를 외면 하는 걸까!

 

안쓰러워 어느새 그 팬이 되었다.

 

 

피하는 놈은 예쁜 님 같은데

 

마다하고 따르는 놈이 나 같이 못나서 그런지...

 

 

필름은 계속 돌아 가

 

얼마나 되었는지..

 

 

 

근데 이 무슨 낭패인가!

엄마 따라온 세 살 백이

 

뒤뚱 뒤뚱

 

그들을 잡으려 하니,

 

날개 있는 짐승

 

기기만 할 가보냐!

 

후루룩 날아들 가버렸다.

 

 

탐조등은 꺼지고

 

빽 에든 찬물을

 

꺼내 마신다.

 

 

 

마알 간 침묵이

그늘을 덮고 조는데

 

 

 

장이야! 장 받아라!

 

 

 

 

 

저 한구석에 둘러 앉은 선배들!

 

기고 만장한 고함 소리!

 

 

 

맨발로 지나 치던

멍멍이가 놀라

 

맵살스럽게도 왕왕거린다.

 

 

도시락을 먹는 사람

인생 고뇌를 담은 보따리는

뉘 가져 갈세라

 

벤치 위에 누워 놓고..

 

 

신문을 성경처럼 읽는 사람

 

두툼한 책갈피를 넘기는 사람!

 

헝겊 샤핑 빽속에 넣고 온 두 마리 멍멍이!

 

무엇이 그리 예뻐 쓰다듬는 한국 아줌마!

 

눈알은 눈깔 사탕 같더라만..

 

 

 

무겁도록 큰 엉덩이를

 

보물단지 인양 끌고 가는

 

스페니쉬 여인!

 

 

 

고슴도치 같은

 

털보송이 폴랜드 아범!

 

 

 

어쩌면 화장을 저렇게 했는고!

새빨간 루즈

 

지팡이 짚은 인상 고약한 백인 할머니!

 

그 곁에는 화장기 없는 간호 보조사!

 

 

 

 

 

그렇다ㅣ.

 

 이제 사람도, 시간도, 대소사도.

 

제법 지나 갔다.

 

 

 

 

 

필름도 많이 감겼고..

 

 

사랑스런 그 분 표현대로

머리에 쥐가 나고

다리는 꽈배기 튀김이라

 

 

나래 다듬고 휭 나를 때가

 

되었는데도.

때마침

내려 꽂히는 새 매처럼

 

짝꿍이 손짓하며 다가온다!

 

 

 

누구의 속

 

개스 불 위 물주전자 같지는 않지만..

 

 

하여튼병원문 녹크 전이니 다행이지.

 

 

어언 나무 그늘도 자리를 옮긴 벤치

우두두둑

허리가 신음을 토하는 소리를 들으며

 

비둘기처럼 나래를 털어 본다.

 

                                      2012년 7월2 후라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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