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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끼나귀 뒤어 2013-03-21 11:19:55
작성인
정덕상 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 조회:962     추천:94
                        


                                                     새끼 나귀 되어
                                                                                 정  요셉




언젠가는 오실
당신이기에
이렇게 말뚝에 매인 채
한 없이 한없이
기다려도 좋습니다.
 
당신 오시는 날
너 댓 평 남짓 주어진 영역
날이면 날마다
맴 돌게 한 이 고삐 풀리고
그 두르셨던 쇼울 깔아 안장 삼아
가자 하시는 그 날
 
할렐루야! 그 일만 생각 하면
혼자 만의 이 특유의 소리로
외쳐 댑니다.
어흐으음 어흐으음
사람들은 운다고 돌을 던져도
그래도 난 부끄럽지 않습니다.
당신을 향한 이 간절함이
노래 되어
하늘로 올리우면 그뿐입니다.
 
그 땐
당신을 태우고
쫄랑 쫄랑
목에 달린 요령을 흔들며 가렵니다.
 
우렁찬 환호,
종 려 가지 산을 이루고
그 흔들림이 파도 되어 넘실거릴 때
당신의 사랑스런 백성들
기뻐하며 외치는 소리
하늘까지 사무칠 것입니다.
 
겉옷 벗어 갈아 놓은 길
뚜벅 뚜벅
당신을 태운 저의 모습
천하에 그런 영광 어디 있겠습니까!
 
정말로
전 당신을 위해 태어난 나귀 새끼
 그 아무도
그 누구도
태우지 않았던 나귀 새끼
 
그래서
오늘도
이 볼 것 없는 새끼 나귀
이 멍한 눈
당신 생각에 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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