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달구지의 노래( 고향이 그리울때면...)
정 요셉
이 일을 어이 할 고!
새파란 보리 밭
가르마 빤한 신작로
이랴 이랴 소 달구지
앞서고 뒤 따르는
워낭 소리
은은한데
털모자 눌러 쓰고
고삐 쥐어 잡은 손
수건 머리 가리고
허리띠 질끈 동인 우리의 사랑은
달구지를 따른다.
손에는 호미자루…..
지나가는 밀밭 이랑
종다리 노래 흐르는데
미 끄러 지는 저 달구지
무슨 보화가 실렸길래
주름살 골마다
웃음이 고여 있고
지긋이 감긴 실눈에는
그윽한 평온 함이 서려 있는고!
신작로 끝자락
저리도 고운 하늘
우리님 살고 있는 고향언덕 있을 테 고….
앞 강물 마 알간 히
붕어 메기 고기떼들
버들 그늘에 모여 살고
봄 기슭 언덕에는
이슬 먹음은 채소들
여름 들판에는
나락이 키대로 자라다가
가을 이면 금 물결
그 아니 보람이랴!
실과 맺는 나무 마다
주렁주렁 알암 달려
나주 배, 청도 감, 대구 사과, 안양 포도….
그 어느 곳, 그 어느 것
안 그리운 것 있으랴만,
무덤까지 지니고 가는 것
그리움뿐 사랑 이란 말….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하기야 공수래 공수거지만…..,
소 한 쌍
달구지 한 짝
서 마지기 논배미
더해 무얼 하리오 만
욕심은 인지 상정,
이웃끼리 옹기 종기 정을 나누고
대낮엔 학교 마당 뛰노는 어린것들
자라선 배우고 또 배워서
제 할일 다하노라면
이거야 인생사 그 얼마나 행복이랴!
더더욱 요즘 같은 명절이면
이게 천국 그 아닌 가!
회복된 에덴이 따로 있으랴!
평화가 깃든 곳
인정이 샘이 되어
치 솟아 흐르는 곳!
하늘 높고 공기 맑아
가슴이 시원 한곳!
겨울이 가고 봄이 와도
시내는 너훌 너훌
강 바람이 흐르는 곳!
이웃끼리 따스한 정
길동무 사랑 진한 곳
그렇게 살고 지고
소 달구지 몰며 살고 지고….
2013년 2월 9일 섣달 그믐에…..